카페보다 에스프레소 바
카페라는 공간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 이상의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바리스타와 알고 지내며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카페의 분위기를 즐기며 일에 집중할 수도 있고 친구와 수다를 떠는 공간일 수도 있죠. 카페가 많아질수록 '공간'에 대한 선호에 따라 다양한 카페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조용하게 집중할 수 있는 스터디 카페나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카페는 완전히 다른 인테리어,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요. 오피스 상권에는 저렴하고 빠르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테이크아웃 카페가 인기 있을 것이고 전망이 좋은 곳에는 스페셜티 커피를 느긋한 핸드드립으로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인기 있을 겁니다.
고객들의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카페 중 하나는 '에스프레소 바'일 것입니다. 다양한 메뉴는 없지만 맛있는 에스프레소 한잔을 저렴하게 주문할 수 있는 바는 이탈리아 어로 '빠르다'라는 단어인 '에스프레소'에 걸맞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와서 저렴하고 빠르게 맛있는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곳. 딥 커피 로스터스를 소개합니다.
딥 커피 로스터스
주소 : 대구 중구 봉산 문화 2길 41
전화번호 :0507-1484-8340
영업시간 : 오전 10시~오후 8시 (7:30 라스트 오더)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 Deep Coffee Roastersㅣ딥 커피 로스터스(@deep_coffee_roasters)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메뉴 : 에스프레소 (2.0) 바치오(2.5) 로마노(2.5) 아라노(2.5)
-커피 아닌 메뉴로는 오렌지 착즙 주스가 있어요.
-에스프레소를 주 메뉴로 하지만 우유가 들어간 라테나 시그니처 커피가 있습니다.
-오트 밀크 변경이 가능해서 비건인 분들이나 우유를 선호하지 않는 분들도 라테를 드실 수 있어요.
에스프레소에 한 스푼의 설탕과 레몬 한 조각을 넣어줍니다. 빠르게 저어 설탕과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레몬을 한 입 베어 물면 됩니다. 에스프레소의 쓴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입안이 깔끔해지는 맛이에요. 깊이 음미하기도 전에 에스프레소 샷이 사라지는 게 아쉬울 정도인데 설탕이 아래쪽에 깔려서 마지막에는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재미가 있습니다. 설탕의 단맛과 레몬의 상큼함 덕에 에스프레소의 쓴맛 없이 정신이 번쩍 드는 한잔의 커피 같아요.
에스프레소에 크림과 카카오 파우더 뿌려서 마시는 커피인데 마치 농축된 카페모카의 풍미를 가지고 있어요. 에스프레소 콘파냐처럼 휘핑크림이 위에 올라갈 줄 알았는데 크림과 에스프레소를 섞고 위에 코코아 파우더를 뿌려주는 비주얼이라 조금 놀랐습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콘파나에는 좀 더 쫀쫀한 크림이 올라가고 바치오에는 묽은 크림에 들어간다고 해요.
고소하면서 쌉쌀한 맛이 강한데 에스프레소의 쓴 맛은 아니고 코코아 분말의 쌉쌀한 맛이 느껴집니다. 바치오 한 잔과 초콜릿 크림을 넣은 롤 파이를 먹으면 '깊은 초콜릿의 풍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 거의 한 모금 정도로 끝나는 에스프레소의 양이라 크림과 에스프레소가 섞여 있는지 아니면 따로 먹는지에 따라 손님이 느끼는 차이가 클 것 같습니다.
고소한 버터 맛이 강하고 겉은 바삭해요. 플레인을 주문하면 파이만 먹게 되고 속에 채울 크림을 추가 주문해야 합니다. 레몬크림은 산뜻하고 가벼워서 입안에서 금세 사라져 버리고 버터의 고소함에 오래 남았어요. 레몬 크림보다는 레몬 커드를 넣어서 계란 노른자의 고소한 맛을 더하면 좀 더 균형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파이 속에 크림을 채우는 방식이 '비어드 파파'라는 브랜드와 유사한 것 같습니다. 주문 즉시 슈크림을 채워주는 식으로 만들었는데 그 롤 파이와 비슷한 식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도 에스프레소에 그저 물을 섞은 것뿐이라죠. 그저 에스프레소를 한 잔 마시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에스프레소는 쓰고 맛이 없다는 인식 때문에 인기가 없었어요. 이런 에스프레소 바가 많아지면 질 좋은 에스프레소 음료를 쉽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에스프레소 한잔을 파는 '딥 로스터스 카페'는 내부 인테리어도 군더더기 없이 간결해요. 어둡고 답답해 보일 수 있는 공간이지만 곳곳에 키우는 식물과 통 거울이 신선함과 개방감을 줍니다.
앉아서 공부를 하거나 작업을 할 수 있는 넓은 책상과 바, 테이블이 있어 원하는 방식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바리스타와 대화를 할 수도, 일에 집중할 수도, 친구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는 거죠. 아쉬운 점은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패딩을 입고 일하고 계시더라고요. 다른 바리스타들도 저마다 착장이 다른 걸로 보아 별다른 드레스코드는 없는 것 같아요. 잘 갖춰 입은 옷이 아니더라도 단정한 옷에 앞치마를 착용하시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