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남자와 편견 있는 여자의 사랑이야기 <오만과 편견>
분명 중학생 때「오만과 편견」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는 지루하고 별 의미 없는 소설이라고 생각해서 드문드문 읽다가 치워버린 모양이다. 영화 <오만과 편견>을 보고 다시 책을 읽고 싶어서 온 집안을 뒤져도 찾을 수 없었다.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던 때는 재미없게만 느껴졌던 이야기지만 지금은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순간들이 너무나 공감되는 이야기가 되었다. 이래서 사람은 경험한 것만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사랑의 설렘과 슬픔을 모두 경험한 후에야 제인 오스틴의 진가를 이해한 것처럼 말이다.
2005년 개봉한 영화 <오만과 편견>의 여주인공 엘리자베스 역에는 키이라 나이틀리가, 남자 주인공 피츠윌리엄 다아시 역에는 매튜 맥퍼딘이 연기했다. 감독은 영화 <어톤먼트>의 감독 조 라이트. 고전적이고 뛰어난 영상미가 매력적이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못하게 한다."라는 말처럼 부유하고 조금 오만한 남자 다아시. 엘리자베스를 처음 만났을 때 제대로 대화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춤을 출 만큼 예쁘지는 않다'라고 엘리자베스의 외모를 평가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었던 엘리자베스가 그를 오만하다고 평가하기 충분했다.
'오만'이라고 번역된 단어의 원제는 Pride인데, 자부심이라는 긍정적인 단어의 의미도 있다. 다아시는 부유한 동시에 본인의 능력도 있어 자부심을 가지기에도 충분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의 집안을 '열등하다'라고 표현한 것에서 지나친 자부심이 자만심과 오만한 태도가 된 것이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사랑하는 상대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법도 알아야 한다. 엘리자베스에게 거절당한 후 겸손한 태도와 상대를 배려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작중 엘리자베스는 똑똑하고 재치 있는 성격이지만, 다아시의 첫인상과 위컴의 거짓말에 속아 다아시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된다. 한번 편견을 가지게 되면 상대의 모든 행동을 나쁘게 해석하기 십상이다. 그 후 다아시와 위컴 사이의 진실과 다아시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그를 사랑하게 된다.
모든 사람은 입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의 인격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다아시가 때로 오만하게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한 가지 면만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게 되면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를 할 수 없게 된다.
<오만과 편견>이 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이것이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러 인물의 내면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과 함께 남녀가 여러 갈등을 해소하면서 '오만과 편견'을 벗어던지고 이성적인 성장을 이루기 때문이다. 결국 사랑을 통한 인간의 내면적 성장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시대를 관통해 많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
사랑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 질문에 감히 답하건대, 사랑이란 영혼의 성숙을 위한 것이다. 복잡하고 날뛰는 감정 속에서 나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랑'은 미성숙한 인격을 성장하게 한다. 조금 더 성숙해진 시각으로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사랑은 아름답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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