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써보는 스타벅스 바리스타 근무량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 근무 후기를 읽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어요. 검색량이 많다는 것으로 스타벅스의 입사나 근무 환경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죠. 저도 입사 전에 스타벅스 근무 후기를 여러 개 읽어봤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 사람들이 궁금해할지 짐작이 갑니다. 저도 벌써 3개월이 지나고 어느 정도 교육이 끝나가니 조금 더 확실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겠죠? 제가 직접 스타벅스에서 일하면서 느낀 솔직 후기를 정리해 봤습니다.
배울 게 이렇게 많아?
저는 20대 초반부터 다양한 일을 하면서 "일을 빨리 배운다."라는 피드백을 많이 들었어요. 스스로도 부지런하게 일하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에 "일을 잘 한다"라는 나름의 자신감도 있었죠. 그런데 스타벅스에서는 정말 배울 것이 많더라고요. 일단 기본적인 레시피와 숙지할 매뉴얼도 많지만, 매번 바뀌는 프로모션과 새로운 음료 레시피, 쿠폰 사용법 등을 새로 배워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각 시간대별로 출근하면 오픈조가 해야 할 일, 미들조가 해야 할 일, 마감조가 해야 할 일을 다 배워야 해요. 거기에 각 포지션 별 업무를 배워야 해서 CS, OS, Bar, POS의 각 업무를 배우는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한 명의 포지션이 빠지거나 추가되었을 때의 "내가 할 일"도 다르기 때문에 눈치껏 일을 배우는 것도 참 중요합니다.
보통 스타벅스에서 교육을 시작하면 첫 한 달 정도는 마감조 CS를 해요. 매장 청소하고 백룸(설거지 하고 부재료 만드는 공간) 마감을 배우는 것에 익숙해지면 POS 교육을 시작하는데요. CS가 체력적으로 힘들다면 POS 교육은 손님 응대를 하고 여러 종류의 스타벅스 쿠폰, KT 멤버십 할인, 임직원 할인, 상품권 사용법 등을 숙지해야 합니다. 손님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음료의 맛과 들어가는 재료를 설명해 줘야 하기 때문에 레시피 시험을 보게 되죠. 이 레시피 시험을 통과하게 되면 본격적으로 음료를 만드는 Bar 교육을 시작합니다. Bar에서는 고객에게 최종 음료를 전달하는 Hand-off가 있고 이 과정에서 음료의 최종 완성본이나 다양한 커스텀의 종류를 익혀요.
그 후에는 음료 제조를 하고 OS 업무를 배우는 데, OS는 쉽게 말해 여기저기 다 지원하는 포지션입니다. 손님들이 많을 때는 POS에서 주문을 받기도 하고 프라푸치노 음료가 많을 때는 프라푸치노 음료를 만들고, 샌드위치를 데우기도 하고 케이크도 준비하는 일이죠. 그래서 OS는 각 포지션 업무를 다 배운 후 배울 수 있습니다. OS까지 배우면서 일하는 시간대로 마감에서 미들, 오픈으로 앞당겨 지더라고요. 오픈 시간대에 커피 주문이 많은데 일하는 인원이 적어서 오픈 시간대에는 어느 정도 경력 있는 직원을 배치하는 것 같아요. 물론 신입 교육과정은 각 매장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케줄 근무의 어려움......
스타벅스가 스케줄 근무인데 이게 한 주는 마감도, 한 주는 오픈 조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 매일 출근시간이 달라요. 주 5일 근무 중에 2일은 7시 출근, 2일은 4시 출근, 1일은 5시 출근인 식으로 변경이 잦다고 해야 할까요? 그렇다 보니 고정적인 시간대로 학원 수업을 듣거나 다른 일을 하나 더 하기는 쉽지 않아요. 저처럼 블로그를 하거나 크리에이터를 하는 사람이라면 문제없겠지만,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환경인 것 같아요.
스케줄이 매일 다르다 보니 확인하고 시간 맞춰 출근하는 게 쉽지 않아요. 저도 여러 번 시간을 잘 못 알거나 늦잠을 자서 지각하기도 했고 크게 혼난 적도 있습니다. 마감 근무를 하면 밤늦게 잠을 잘 못 자기도 해서 수면패턴이 완전히 뒤바뀔 때도 많았어요. 그런 게 피로감이 큰 원인이 아닐까 싶네요.
파트너들에게 지원해 주는 게 많다!
너무 힘든 것들만 이야기했는데 스타벅스에서 일하면서 좋은 점도 있죠. 우선 다달이 파트너 원두를 지급하기 때문에 스타벅스의 원두나 커피 캡슐 등을 무료로 받아 가는 게 좋아요. 마스크나 굿즈 같은 상품들을 종종 파트너 선물로 주기도 해서 소소하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스타벅스 웰컴 패키지로 파우치도 받고, 윈터 프리퀀시 노트나 가방 같은 것도 받았습니다.
스타벅스의 음료나 푸드가 30% 할인되고 텀블러 같은 MD들은 15% 할인이 되는데, 연말에 임직원 할인이 되는 상품이 있어서 30%까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상품 재고가 충분히 남아있어야 구매 가능하지만요.
2022년부터 시급이 올랐다!
원래 바리스타 시급이 9200원이었는데 10000원까지 오른다고 해요. 저도 얼마 전에 근로계약서를 다시 쓰면서 오른 시급으로 계약을 했습니다. 여기에 주휴수당, 연장 수당(150%), 심야 수당, 휴일 근무 수당도 잘 챙겨주기 때문에 급여가 꽤나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의 근무 강도가 강하기 때문에 시급이 적은 것 같다는 불만이 있었는데, 작년 리유저블 컵 대란 때 파트너들이 트럭 시위까지 감행한 결과 이렇게 시급 인상이 된 것 같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공채로 1600명의 파트너를 추가로 뽑는다고 하고 프리퀀시 등의 행사에 업무량이 몰리지 않도록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제가 일하는 매장은 코어 매장이라고 불리는, 해당 지역에서 가장 매출이 많은 매장입니다. 스타벅스는 각 매장과 점장, 같이 일하는 동료들, 업무 강도에 따라 노동강도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저의 개인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의 근무강도가 너무 세다고 하는데 저도 절반은 동의하고 절반은 동의하지 않아요. 제가 경험한 일 중에는 이보다 근무 강도가 세지만 연차나 추가 근무 수당을 전혀 챙겨 받지 못한 곳도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3개월을 기점으로 근무 전반을 이해하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친분이 쌓이면서 "아, 스타벅스 괜찮은 곳인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타벅스 입사를 고민하는 분들은 여러 근무 후기를 읽어 보시는 건 좋은데, 미리 겁먹지 마시고 한번 도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막상 시작하고 나면 적응을 잘 할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