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양배추 샐러드에 요구르트 드레싱/간장 드레싱
91년 8월, 무더운 대구에서 제가 태어났습니다. 그 당시 대구는 기록적인 폭염이어서 출산한 산모들도 얼음물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고 해요. 고생스럽게 출산한 어머니는 이상하게 입맛이 돌지 않아 고생하셨다고 합니다. 다른 어떤 것도 먹고 싶지 않고 오직 파릇파릇한 아오리 사과만 드셨대요. 지금도 어머니는 아오리 사과를 좋아하시고 드실 때마다 그때를 회상하세요.
어머니가 먹는 음식은 양수와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아기가 자연스럽게 음식에 대한 선호를 가진다고 하죠. 그래서 제가 사과를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지만요. 아삭한 사과를 볼 때마다 어머니가 연상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시럽이나 설탕, 물엿 같은 감미료를 자제하고 있어요. 그래도 단맛에 대한 욕구가 들 때엔 사과나 키위 같은 과일을 먹곤 합니다. 샐러드를 만들 때에도 달콤한 드레싱을 만들기보다 사과를 반개 정도 썰어 넣어요. 그럼 아삭한 식감과 산뜻한 단맛이 더해져 맛이 좋습니다. 아무리 다이어트 중이라도 해도 음식이 주는 행복을 포기하긴 힘들어요. 맛있게 먹으면서 건강하게 살을 뺄 방법을 궁리 중입니다.
요즘 부쩍 사과를 찾아 먹는 이유가 있어요. 바로 변비 때문입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여자분들은 공감하실 거예요. 먹는 양이 줄어들고 단백질 섭취가 늘어나니 화장실에 자주 못 가는 거죠. 제 친구들도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변비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해요. 서로 효과 좋은 변비약이나 푸룬주스 같은 것들을 챙겨주곤 합니다. 저도 최근에 변비 때문에 고생하면서 장 건강에 좋다는 사과 양배추 샐러드를 만들었어요. 간장 드레싱으로 짭짤하게 한번, 그릭 요구르트 드레싱으로 새콤하게 한번. 그렇게 양배추 샐러드를 잔뜩 먹고 나니 속도 편하고 화장실도 잘 가게 되더라고요.
매일 샐러드를 먹으면 좋겠지만 양상추나 여린 잎채소는 오래 보관할 수가 없어요. 단단한 질감의 양배추나 당근, 파프리카는 샐러드로 만들어도 오래 보관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양배추 한 통, 주황색 당근 하나, 노랗고 빨간 파프리카도 한 개씩, 오이 하나, 사과 하나. 모두가 채 썰어서 준비합니다. 채칼이 있으면 편하겠지만 저는 칼로 채 써는 걸 좋아해요. 차분히 칼로 재료를 썰면 도마에 칼이 통통통. 절에서 스님이 목탁 두드리는 소리처럼 명상하는 느낌이 들어요. 시간이 있을 때 채소를 한 번에 손질해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매일 요리하거나 도시락을 쌀 때 시간이 절약됩니다.
샐러드 채소와 드레싱을 미리 만들어 냉장 보관하시면 매일 식단 준비하는 것이 편해질 거예요. 탄수화물로 고구마나 단호박을 준비하고, 닭가슴살 혹은 삶은 계란을 더해주면 영양 밸런스가 좋은 한 끼 식사가 됩니다. 통밀빵 사이에 샐러드를 끼워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어도 좋겠네요. 저는 미리 2~3일 치 샐러드를 만들어 냉장 보관하고 매일 원하는 만큼 꺼내 먹습니다.
드레싱은 취향에 따라먹으면 됩니다. 그릭 요구르트에는 홀그레인 머스터드와 발사믹 식초, 레몬즙, 소금, 스테비아를 섞어서 만들어요. 간장에는 발사믹 식초와 꿀, 레몬즙, 참기름을 넣어서 만듭니다. 한식 입맛이면 간장 양념으로, 양식 입맛이면 그릭 요구르트 드레싱을 만들면 되겠네요. 레몬즙은 새콤한 맛뿐만 아니라 샐러드의 신선한 맛을 살려주니까 되도록 레몬즙을 넣어주세요.
-진간장 1 Tsp 발사믹 식초 2 Tsp, 꿀 또는 메이플 시럽( 레몬즙 참기름
-발사믹 식초 2 Tsp
-꿀/메이플 시럽/아가베 시럽/알룰로스(취향에 따라 선택) 1 Tsp
-레몬즙 취향껏, 저는 1 Tsp정도 넣고 완성된 후에 한번 떠 뿌려줬어요
-후추 적당량
-참기름 혹은 통깨 1 Tsp
집에 미나리가 좀 남아서 완성된 사과 양배추 샐러드에 섞어 줬어요. 미나리 향이 아삭하고 달콤한 사과와 짭짤한 간장 드레싱에 독특한 풍미를 더해줍니다. 깻잎을 채 썰어 고명처럼 올려줘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요리에는 자유로운 창의력이 필요해요.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얼마든지 자유롭게 만들면 됩니다.
-그릭 요구르트 80g (작은 병 하나가 80g 정도입니다.)
-홀그레인 머스터드 1 Tsp(홀그레인 머스터드가 없으면 빼도 좋고, 취향에 따라 조금만 넣어도 됩니다)
-발사믹 식초(사과 식초가 더 잘 어울려요)
-레몬즙
-소금 (샐러드를 완성한 후에 맛을 보고 소금을 뿌려주면 됩니다)
-스테비아 1 tsp (사과의 단맛으로 충분하다면 넣지 않아도 됩니다)
발사믹 식초의 붉은 색깔 때문에 드레싱의 색이 약간 붉어졌어요. 사과 식초나 화이트 발사믹 식초를 씨는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일반 요구르트를 써도 되지만 그릭 요구르트가 좀 더 꾸덕해서 드레싱을 만들기 좋습니다. 홀그레인 머스터드가 약간의 매운맛을 더해서 샐러드의 맛을 풍부하게 해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