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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afe 9 Room

튜닝의 끝은 순정

경남 로스터리 카페 <우리 로스터스>

by 구름조각

여러분은 좋은 카페의 기준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한국에서도 카페문화가 점점 발전하면서 소비자들의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에 맞춰 다양한 카페들이 자신만의 강점을 내세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죠. 어떤 카페는 눈이 휘둥그레해질 정도로 화려하고 독특한 인테리어를 내세우기도 하고, 어떤 카페는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를 내세우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메뉴를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에스프레소바(Bar)나 오마카세 형식으로 커피를 코스로 대접하는 카페도 생겼답니다.


빠르게 변하는 커피 트렌드 속에서 오히려 '괜찮은 카페'를 찾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범람하는 정보들 속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지 못하면 중심을 잃기 쉽상이죠. 개인적으로 신선하고 자극적인 요소에 호기심이 생기면서도 결국 '괜찮은 카페'의 기준은 커피의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맛있는 요리는 기본은 좋은 식재료에 있듯 맛있는 커피는 원두에서 시작되는 법이죠. 그런 의미에서 직접 원두를 볶고 자신들의 시그니처 원두를 블렌딩해서 커피를 만드는 로스터리 카페에 관심이 생깁니다. 음식점 사장님이 매일 새벽 가락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를 공수해 음식을 만든다고 생각해보세요. '적어도 이 음식점은 기본은 되어 있겠구나.'라는 기대가 생기지 않나요? 카페도 마찬가지로 사장님이 직접 생두를 구매하고 볶아서 정성스럽게 커피 한잔을 내려준다고 생각하면 '적어도 이 카페는 기본은 되어 있겠구나.'라는 기대를 하게 되죠.

오늘은 경남 창원 지역에 사는 분들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로스터리 카페 우리 로스터스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여기 사장님은 2019 경상 로스팅 테크니션 챔피언십(RoTC) Top10 진입, 2019년 마스터 오브 로스터 6위, 2020년 코리아 커피 토너먼트 5위에 수상한 분입니다. 크림 잔뜩 올린 아인슈페너나 진한 라떼도 좋지만 '자고로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잘 내린 원두 커피 한잔이 생각날 때 믿고 마실 수 있는 바리스타라는 생각이 드네요.


1. 인테리어와 분위기

간판이 크지 않아서 찾기가 힘들수도 있겠네요. 커피 바 쪽에 통유리창이 있지만 실내는 조금 어둡고 아늑한 느낌입니다. 저는 오후에 방문했지만 창이 남동쪽을 향해 있으니 오전에는 빛이 많이 들어오겠네요.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가 있고 부드러운 재즈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매장 내 화장실이 있고 깔끔하게 잘 관리되고 있어요. 틈틈이 카페 테이블을 소독제로 닦아주는 점도 좋았습니다. 좌석들 사이에 간격이 있어서 너무 시끄럽지 않고 오래 편안하게 앉아있기 좋은 환경입니다.

바 안쪽 구석에는 로스팅 기계가 있고 생두 봉지가 있네요. 이 구석 공간이 조금 정돈이 안된 것처럼 보여요. 로스터리 카페라면 로스팅 기계가 좀 더 눈에 띄는 곳에 위치해 '직접 로스팅하는 카페'라는 것을 손님에게 어필하거나 작업 공간을 가려 깔끔한 인테리어를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걷어낼 수 있게 하면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겠죠?


2. 메뉴 구성

오늘의 커피는 구입한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 핸드드립으로 내려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원두 정보를 공유하고 계시네요. 저는 에티오피아 예가쳬프 블랙허니 마모(1만원)를 따뜻한 커피로 주문했고 리필 커피로 페루 라 몬타나를 마셨습니다. 블랙허니 가공방식은 생두의 과육을 80~90% 정도 남겨 건조하는 가공방식으로 과육의 단맛이 생두에 많이 배여들게 됩니다. 원두는 29~30g을 분쇄해 물 203ml 추출량은 170ml에 맞추신다고 합니다. 원두와 물의 비율이 1:7 정도인데 진한 농도의 커피를 제공하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커피는 드립백이나 원두로 구입할 수 있고 2개 이상 구매하면 에코백에 담아 제공하신다고 하네요.

에스프레소 메뉴는 단출하게 에스프레소, 콜드브루, 우유를 넣은 커피 종류가 있습니다. 이 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바닐라빈과 시나몬 라테, 아포가토 메뉴인 플랫바닐라, 바닐라빈콜드브루, 크림 위에 소금을 뿌린 히말라야가 있습니다. 시그니처 메뉴라는 것은 카페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메뉴이면서 '이 곳에서만 마실 수 있는 메뉴'여야 하는데 특장점이 느껴지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에스프레소 메뉴는 콜롬비아와 에티오피아 원두를 블렌딩해서 사용하고 계신다고 하네요. 우유는 귀리우유, 락토프리, 일반 우유 옵션이 가능합니다.


3. 디저트와 푸드

방문했을 때 라즈베리와 사과 쨈 스콘을 판매 중이었습니다. 직접 만드신 스콘에 시판용 쨈을 사용하신다고 하네요. 버터의 향이 느껴지는 바삭한 스콘입니다. 이런 스콘은 따뜻하게 먹는게 좋은데 데워 주시지는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라즈베리 쨈이 많이 상큼해서 버터나 클로티드 크림이 함께 제공되면 좋겠습니다. 디저트 메뉴는 스콘 5종에 에그타르트가 있습니다. 커피와 같이 먹기 좋은 간단한 간식류인데 개인적으로 이 카페의 메뉴에는 스콘보다 달콤한 구움과자류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과일향 강한 원두로 내린 드립커피와 레몬향이 나는 마들렌의 조합이 더 좋지 않을까요? 디저트와 음료의 페어링은 서로 시너지가 되는 메뉴 구성이어야 합니다.


4. 커피의 맛

기본적인 핸드드립 커피는 쓴맛은 거의 없고 산미와 단맛이 강합니다. 종이필터를 사용해서 깔끔한 바디감이 좋고 커피의 향도 풍부하게 느껴집니다. 원두마다 물도 다르게 사용한다고 하시는데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신경쓰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이 말주변이 좋은 스타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양한 원두를 사용하시는 만큼 고객들에게 원두의 풍미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시면 좋을 텐데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서는 좀 더 활발하게 소통하시는 것 같은데 직접 방문했을 때는 친절한 설명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쉽네요.

우유를 넣은 플랫화이트는 조금 가벼운 것 같아요. 뭔가 뒷심이 약한 맛이랄까? 커피의 맛이 우유의 맛에 밀리는 것 같습니다. 커피는 신맛, 단맛, 쓴맛 순서로 맛이 추출된다고 하는데 쓴맛이 적당히 있어야 우유의 유지방과 어우러졌을 때 고소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물론 개인의 선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특징

핸드드립과 로스팅 교육을 진행하신다고 합니다. 로스팅 교육은 취미로 간단하게 배우긴 어렵고 진로가 확실한 분들과 상의해서 교육을 진행하시는 것 같아요. 원두납품과 커피 교육, 카페 컨설팅 하신다고 하네요. 요즘에도 종종 대회에 참가하시면서 바리스타로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것 같습니다.

출처 @wootiroasters

6. 총평

장점

- 다양한 원두로 내린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다.

-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과 분위기가 좋다.

- 실력있는 바리스타가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구매할 수 있다.

단점

- 디저트나 푸드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 원두 커피 외에 시그니처 커피메뉴가 독특하진 않다.

- 사장님이 친절하기 보단 무심한 편이다.


재방문 의사 있습니다. 맛있는 핸드드립커피를 마시면서 글을 쓰기에도 좋은 환경이예요. 타지역에 사는 분들이 굳이 멀리서 찾아와야할 이유는 없지만, 경남 창원 지역에서 로스터리 카페 만의 원두와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괜찮은 카페입니다.


7. 카페 정보

위치 경남 창원시 성산구 대암로105번길 8-19 1층

주차 가능 (공용주차장)

운영시간 월요일 휴무/ 화~토 9:00-21:00 /일 9:00-17:00

전화번호 010-8607-1887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wooriroasters/

네이버 블로그 woori roasters, 우리 로스터스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오픈 카카오톡 https://open.kakao.com/o/sAK1G5q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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