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바리스타가 추천하는 맛있는 커피
스타벅스에서 즐길 수 있는 6가지 블랙커피가 있습니다. 블랙커피란 기본적으로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물과 원두로만 추출한 커피들이죠. 소위 말하는 스타벅스의 까만 커피는 6종류가 있어요. 지금 당장 몇가지나 떠오르세요? 일단 일반 아메리카노와 디카페인 정도는 쉽게 답하실 수 있을겁니다. 다른 까만 커피도 궁금하시다면 이 글이 흥미로울 거예요.
1. 일반 에스프레소 원두로 추출한 아메리카노
일단 까만 커피하면 아메리카노가 있는데 3가지 원두 옵션이 있어요. 블론드와 에스프레소, 디카페인 원두입니다. 디카페인과 일반 아메리카노를 육안으로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블론드는 구분하기 쉬운데 블론드 아메리카노가 약간 더 밝은 갈색이 나요. (제 눈에만 쉬울 수도...?)
스타벅스를 대표하는 에스프레소 원두는 우유와 혼합했을 때도 커피의 맛을 잃지 않도록 강하게 볶은 다크 로스팅 원두입니다. 그래서 스타벅스의 커피가 쓰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아요. 특히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마시면 쓴 맛이 도드라져요. 스타벅스 바리스타인 저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사약 같아서 못 마시겠던데요. 그래도 이 쓴 맛에 익숙해진 분들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샷추가까지 해서 드시더라고요.
2. 블론드 원두로 추출한 아메리카노
상대적으로 약하게 볶아 부드러운 산미가 느껴지는 원두가 블론드 원두입니다. 블론드(blonde)는 금발이라는 뜻인데요. 밝은 갈색을 띠는 원두의 색을 보고 블론드라는 이름을 붙였답니다. 일반적으로 생두를 볶은 정도가 높을수록, 즉 더 강한 열로 오래 볶을수록 카페인이 줄어듭니다. 에스프레소와 블론드 원두를 비교하면 블론드 원두의 카페인이 더 많다는 뜻이죠. 일반 에스프레소의 1샷의 카페인은 75mg, 블론드 에스프레소는 85mg입니다.
한 가지 추천을 드리자면 스타벅스에는 리스트레또 옵션이 있어요. 커피는 추출 시간에 따라 신맛, 단맛, 쓴맛의 순서로 추출된다고 합니다. 신맛을 내는 분자들은 가볍고 쓴맛을 내는 분자들은 크기가 크기 때문입니다. 리스뜨레또는 더 짧은 시간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해서 커피의 쓴맛은 줄이고 신맛과 단맛을 강조하는 추출입니다. 아이스 블론드 아메리카노를 리스트레또 샷으로 추출해서 마시면 깔끔한 산미가 도드라지고 산뜻한 커피가 됩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쓴맛을 싫어하는 분들은 도전해 볼 만하죠? 사이렌 오더에서는 옵션 선택이 안되고 주문하면서 파트너에게 말씀해 주세요.
블론드 아메리카노 리스뜨레또 샷으로 주세요.
3. 디카페인 원두로 추출한 아메리카노
카페인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디카페인 원두를 많이 이용하시죠. 커피에서 카페인을 추출하는 방법은 3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염화메틸렌이라는 화학적 용매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생두에 염화메틸렌을 접촉시켜 카페인을 제거하고, 원두를 볶는 과정에서 강한 열로 용매를 증발시키는 방법이죠. 커피의 향과 맛을 즐길 수 있지만 화학성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라고 불리는 공정법인데 생두를 물을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생두를 물에 담가서 커피의 맛과 향, 카페인 성분을 우려낸 다음 이 물을 특수 필터로 카페인만 걸러냅니다. 이후 커피의 맛과 향 성분이 남은 물에 생두를 다시 담가서 풍미를 더해주는 방식이죠. 이 과정에서 커피의 풍미 성분들이 손실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액체화된 이산화탄소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액체 이산화탄소가 카페인과 결합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커피의 풍미와 맛을 지키면서 카페인만 추출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에서는 3번째 방식을 이용해 카페인을 추출합니다.
카페인을 추출한 생두는 부피가 줄고 산화가 빨리 되기 때문에 로스팅하기가 매우 어려운 편입니다. 공정과정을 한번 거치기 때문에 신선한 생두에 비해 풍미가 적은 것도 단점이죠. 그럼에도 요즘 디카페인 커피의 수요가 늘면서 뛰어난 로스터들과 바리스타들이 더 풍미 좋은 디카페인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4. 원두가 바뀌는 오늘의 커피
스타벅스는 이탈리아 커피바에서 얻은 영감과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음료를 미국에 현지화하는 것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당연히 메뉴에도 미국 본토의 커피 문화와 융합한 흔적이 보이는데요. 그중에서도 미국의 정체성이라고 강하게 남은 메뉴가 '오늘의 커피'일 겁니다. 에스프레소가 있기 전 미국에서는 필터에 내린 블랙커피가 일반적이었습니다.
미국 영화에서 주인공이 다이닝이라는 식당에서 메이플 시럽을 잔뜩 뿌린 팬케이크나 간단한 식사를 즐기는 동안 서버가 잔에 커피를 채워주는 장면을 보신 적 있나요? 이런 커피를 브루드 커피(Brewed coffee)라고 하는데 홍차처럼 우려낸 커피라는 뜻입니다. 종이 필터에 커피 가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커피이죠.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오늘의 커피가 이런 브루드 커피로 미국인들의 취향을 반영한 커피인 셈이죠.
커피의 추출에는 다양한 변수가 작용합니다. 추출도구, 시간, 물의 온도, 물과 원두의 접촉시간, 원두의 분쇄도 등의 변수들이 존재하죠. 일반적으로는 물과 원두의 접촉시간이 길어질수록, 물의 온도가 높을수록 카페인 함량도 높아집니다. 고온 고압으로 단시간에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보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약 5분) 동안 뜨거운 물과 접촉해 커피를 우려내는 브루드 커피의 카페인이 더 높아요. 다만 오늘의 커피는 원두의 종류가 자주 바뀌는 편입니다.
케냐는 산뜻한 산미와 꽃향기, 베란다는 부드러운 산미와 깔끔한 뒷맛, 수마트라는 허브와 흙내음, 베로나는 다크초콜릿의 풍미, 하우스는 균형 잡힌 견과류와 밀크 초콜릿의 풍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매장에서는 '오늘의 커피'를 주문받고 커피를 내려 5분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갓 내린 '오늘의 커피'는 정말 향과 맛이 좋아요.
일부 매장에서는 '오늘의 커피'와 같은 방식으로 만든 아이스커피도 드실 수 있습니다. 종이 필터로 커피의 지방이 걸러졌기 때문에 더 깔끔한 맛이 나는 아이스커피예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콜드 브루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쓴 맛은 적고 뒷맛은 깔끔합니다. 아이스커피의 매력을 아는 분들은 아이스커피만 찾기도 해요. 여러 종류의 원두를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일 수 있겠네요.
5. 예전에는 더치커피, 요즘에는 콜드브루
한때 더치커피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죠? 차가운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추출하는 커피였는데 어느 순간 인기가 시들해졌어요. 대신 콜드브루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차가운 물에 커피를 추출한다는 기본 아이디어는 같지만 더치커피는 원두에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렸다면, 콜드브루는 차가운 물에 커피 가루를 담가서 우리는 침출식입니다.
콜드브루는 특유의 깔끔한 맛이 있지만 커피와 물이 접촉시간이 길어서 카페인 함량이 높아요. 약배전 원두는 찬물에서 잘 우러나지 않기 때문에 강배전, 다크로스팅 원두를 사용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커피는 가열될수록 산성 성분이 많이 우러나 쓴맛과 톡 쏘는 신맛이 강해집니다. 위가 약하거나 소화 장애가 있는 분들은 산도가 낮은 콜드브루를 드시는 게 더 좋은 선택입니다.
6. 리저브에서 마시는 니트로 콜드브루
콜드브루에 질소를 첨가해 작은 기포를 만든 커피가 니트로 콜드브루입니다. 질소의 작은 입자들의 혀의 미뢰에 달라붙어 은은한 단맛을 느끼게 해 줘요. 탄산의 톡 쏘는 기포와는 달리 혀에 부드럽게 감기는 촉감을 줍니다. 니트로 콜드브루를 마시면 커피의 단맛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스타벅스의 콜드브루가 너무 쓰고 텁텁한 게 리저브의 니트로 콜드브루는 쓴맛이 적게 느껴지고 부드러워서 좋아합니다. 컵에 얼음 없이 음료로 가득 채워주는 점도 좋아요. 커피도 온도에 따라 느껴지는 맛이 다르고, 얼음이 녹으면서 커피 맛이 묽어지는데 얼음이 없으면 적당히 시원한 온도로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덧붙여 컵의 벽면을 타고 흘러내리는 황금색 콜드 크레마가 황홀한 시각적 만족감을 선물합니다. 이 거품과 묵직한 캐러멜 풍미가 기네스 흑맥주를 마시는 듯한 착각을 줘요.
오늘은 스타벅스에서 맛볼 수 있는 6가지 블랙커피를 소개했어요.
일반 아메리카노
블론드 아메리카노와 리스뜨레또 샷 옵션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오늘의 커피와 아이스커피
콜드브루
스타벅스 리저브의 니트로 콜드브루
일반적으로 "스타벅스의 커피는 너무 쓰다."는 고정관념이 있고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스타벅스에는 다양한 추출 옵션과 원두로 색다른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요. 새로운 커피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고 색다른 만족감을 얻을 수도 있답니다.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것과 같아요. 여러분의 지루한 블랙커피에 조금 특별한 모험을 해보시는 건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