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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afe 9 Room

보수동 책방골목 입구 인앤빈

혼자서 부산 카페 투어, 다섯번째

by 구름조각

부산 호텔에서 하룻밤은 최악의 선택이었습니다. 어찌나 방음이 안 되는지, 아랫층 커플이 사랑을 나누는 소리가 다 들리더군요. 저녁에 한번 다음날 새벽에 한번. 외로움에 허벅지를 찌르며 잠을 설쳤더니 늦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여행할 때는 아침부터부지런히 다녀야 하는데 말이죠.

전날 맥주를 한잔 마셨기 때문에 해장을 핑계로 국밥 한그릇 먹었습니다. 보수동 책방골목 가는 길에 들른 양산집 순대국밥은 국물이 참 깔끔하고 맛있었어요. 부추와 부드러운 고기가 듬뿍 들어가 든든하고 김치도 국밥과 잘 어울렸습니다. 부산에서 먹는 브런치는 역시 돼지 국밥이죠.

국밥집을 나와 보수동 책방 골목으로 걸어 갔습니다. 10시~11시 사이의 시간대는 아직 조용하고 사람들이 많이 않았어요. 헌책방 사이로 카페나 공방들이 들어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근데 제 목적지는 여기가 아니고 책방골목 입구에 있는 인앤빈 카페입니다.

보수동 책방골목 입구, 인앤빈 로스터리

주소 : 부산 중구 대청로 61-3

홈페이지 : 인앤빈 (inbcoffee.com)

*가게가 매우 협소해 2시간 동안 앉아 있을 수 있어요.



인앤빈 로스터리(roastery)

요즘 카페이름에 브루어스, 로스터스, 로스터리라는 이름이 많이 붙어있죠? 브루어스(brewers)는 원래 양조자를 뜻하는 말이지만 카페에서는 커피를 내리는 사람들이란 뜻입니다. 브루어리는 양조장을 의미하고 브루잉은 커피를 내리른 행위를 뜻해요. 이런 곳에서는 필터에 내려서 만드는 핸드드립 커피가 주력일 때가 많습니다.


로스터(roaster)는 커피 콩을 볶는 사람입니다. 로스터리(roastery)는 구운 고기나 볶은 커피를 파는 공간을 의미하고요. 음료와 원두나 드립백 같은 상품들을 같이 판매하죠. 원두의 맛을 살리는 커피 메뉴들을 준비해 놓고 있을 거예요. 이제 카페의 이름만 봐도 어떤 음료가 있을지, 어떤 분위기 일지 상상할 수 있겠죠?

산뜻한 온두라스 커피

오렌지의 산미와 아몬드의 고소한 맛이 나는 커피입니다. 깔끔하고 쓴 맛은 거의 없어요. 부산 돼지 국밥을 먹고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하기에 좋은 커피네요.

보수동 책방 골목은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한산합니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밖을 보니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뒤섞인 이곳에 잘 어울리는 카페 같아요.

나무 소재의 작은 카페에 올드팝이 흘러나오고 시간 맞춰 내린 커피가 있습니다. 여기 케이크도 맛있다고 하니 보수동에 오신다면 방문해볼만 하네요.


공간이 협소해 2시간 정도 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1시간 정도 앉아있다가 다른 목적지로 향했어요. '멀리서도 찾아와서 꼭 먹어봐야 할 맛'이라고 설명하기엔 좀 아쉬워요. '보수동에 온다면 한번 들러볼만한 카페'입니다. 양산집에서 국밥을 먹고 조금 걸어오면 보수동 책방골목이니 사진 몇 컷 찍고 인앤빈에서 커피 한잔 드실만한 코스예요. 커피 한잔마신 뒤에 다시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부산 여행 2일차, 아직 가야할 곳이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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