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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afe 9 Room

마지막 카페, 켄토 커피룸

혼자서 부산 카페 투어, 여덟 번째

by 구름조각

부산 여행 후 사진을 정리해 보니 혼자서 카페만 여덟 군데를 돌아다녔네요. 바리스타이자 작가인 저에게는 많은 영감과 동기를 불어넣어주는 여행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루종일 커피를 마시는 건 좀 힘들어서 달달한 라떼를 먹고 싶었어요. 그렇게 찾아간 마지막 카페는 켄토 커피룸입니다.

마지막 카페, 켄토 커피룸

주소 : 부산 남구 전포대로92번나길 51 1층 켄토커피룸

인스타그램 : ����� ✴︎ 建都 ✴︎ 켄토커피룸(@kentocoffeeroom)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매주 일요일 휴무

*카페에 상주하는 고양이가 있어서 고양이 알레르기 있는 분들은 주의!


처음 발을 들이자마자 어쩐지 과거의 한 장면이 떠올랐어요. 미대 다니던 친구의 작업실 같은 느낌이랄까? 그것도 서양화나 디자인 말고 한국화 전공인 친구 말이죠.

수묵화 같은 흑백 인테리어, 앙상한 나뭇가지 오브제, 돌, 항아리 검은 테이블에 어울리는 얼룩 고양이가 있는 공간에서 각자의 일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작업실'같은 느낌이 납니다.

약간의 무질서함이 더욱 작업실 같은 분위기를 주네요. 켄토 커피룸에서는 노트북을 가지고 공부나 작업을 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해요.

바닐라 크림 라떼는 바닐라 시럽과 우유 위에 에스프레소 샷과 달콤한 크림을 얹어서 만들었네요. 이런 크림 커피가 많아서 특별한 메뉴는 아닌 것 같아요. 호불호 없는 느낌이랄까?

예전에 차콜라떼, 블랙라떼라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죠. 커피를 완전히 검은색으로 만들어 주는 파우더인데 수묵화 같은 비주얼을 만들어 줘요.


'이걸 켄토 커피룸의 시그니처 메뉴에 적용하면 어떨까..?' 이런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바닐라 크림 커피는 워낙 흔하니 비주얼을 흑백의 켄토 커피룸의 인테리어와 맞춰서 메뉴를 만들면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말이죠. 아니면 흑임자 크림을 이용한 메뉴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브랜딩이 잘 된 카페에 가면 그곳의 컨셉과 분위기가 음료와도 연결되는 곳이 있어요. 켄토 커피룸은 그런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워요.

원두는 템프터 커피의 P type 블렌딩 원두를 사용하세요. 헤이즐넛의 고소한 바디감, 부드러운 산미와 끝에 남는 부드러운 단맛이 있는 원두라고 합니다. 달콤한 크림 맛에 가려 원두의 맛을 즐기기는 어려웠지만, 설명만 보면 한국인들에게 호불호 없는 무난한 원두 선택인 것 같아요.

여기서 키우는 고양이 '카우'는 흰색, 검은색 얼룩이 사랑스러운 고양이입니다. 거기다 오드아이! 인스타그램의 사진을 보고 너무 귀여워서 홀딱 반했다니까요. 요즘 고양이를 키우는 카페가 많은데 너무 사랑스러운 카페 마스코트입니다.

출처 : 켄토 커피룸 인스타그램

여행자로서 낯선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좋은 카페를 찾아보겠다'는 주제로 여행을 하면, 해수욕을 하거나 친구들과 놀러 올 때의 부산과는 또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죠. 그러니 매번 다른 테마를 가지고 한 도시를 여러 번 방문하는 것도 좋은 여행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낯선 도시에 점점 친숙해지고 그 속에 섞여 들어가는 과정에서 더욱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어요.

부산의 명물 맛집 투어를 주제로 삼으면 밀면, 돼지국밥, 부산 어묵, 족발 등등의 특별한 맛집을 찾아다닐 수 있어요. 이번 부산 여행에서 방문한 여송제라는 족발집이 아주 맛있었어요. 여송제 족발은 간장 맛은 거의 없는, 담백한 수육 같은 족발이에요. 소금만 찍어 먹어도 담백하니 맛이 좋았고, 어쩐지 친숙한 맛이 납니다. 사장님 손맛이 큰어머니 손맛 같달까요? 대구가 고향인 저에게는 명절 제사상 음식 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맛집이었어요.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부산의 영화제 투어도 좋은 선택일 것 같아요. 흰여울 마을에는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도 방문할 수 있습니다. 부산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시즌에 맞춰 오시면 영화제를 즐기거나 유명인을 볼 수도 있겠어요. 이 밖에도 해운대에 위치한 영화의 전당, 중구 대청로에 있는 영화 박물관을 찾아갈 수도 있겠고요.


이밖에도 부산의 역사 투어를 테마로 과거 유적지나 해동 용궁사, 감천 문화마을 등을 방문할 수도 있고요. 저처럼 부산의 카페 투어를 하신다면 좋은 카페를 방문하면서 내 취향을 만들어 가는 것도 좋겠어요. 요즘 휴식이 필요하다면 전망 좋은 호텔을 예약해서 부산의 힐링 투어도 좋을 것 같아요. 느긋하게 호캉스 즐기고 부산 야경을 볼 수 있는 요트 투어를 가는 거죠.


날씨가 따뜻하고 코로나 걱정도 없으니 구독자 분들도 가볍게 짐 챙기시고 떠나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곳곳에 꽃봉오리가 터지고 있거든요. 이 생명력이 넘치는 시기에 무료하게 집과 회사만 오갈 수는 없단 말이죠.


여행 후에 가벼워진 통장 잔고를 보면 살짝 동공이 흔들리긴 하지만... 우리가 왜 돈을 벌겠어요? 이렇게 즐기려고 꾸역꾸역 돈 버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충전한 행복을 원동력 삼아 또 일상을 살아가는 거죠. 이렇게 부산 카페 투어 연재는 마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카오맵으로 카페투어 리스트를 정리했어요. 여행 가실 때 참고하세요~

https://map.kakao.com/?target=other&folderid=9736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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