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카페 투어(8) 알레그리아 덕수궁 팰리스점
서울 카페 투어, 대망의 마지막 카페입니다. 친구들을 만나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에드워드 호퍼 전시회를 보러 가기 전 잠깐 카페에 들렀어요. 이번 서울 여행에는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전시회나 연극 같은 문화생활도 즐기다 왔습니다. 5월은 저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생각의 범위가 넓어지는 달이었던 것 같아요. 학원을 다니면서 커피 로스팅을 공부하기도 하고 그간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많이 했거든요.
대학시절에 만난 친구들과 함께 30대가 된 후로는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고 느껴요. 서로 늙어서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투덜대지만 만날 때마다 편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마지막 카페 알레그리아는 포르투갈어로 ‘기쁨, 즐거움, 환희, 유쾌’라는 뜻이래요. 친구들에게 단어의 뜻을 알려줄 걸 그랬어요. 너희와 함께 오고 싶었던 이 카페의 이름이 이런 뜻이라고요. 함께 있으면 늘 즐거운 친구 같은 카페 알레그리아 덕수궁 팰리스점을 소개할게요.
덕수궁 알레그리아
주소 : 종로구 새문안로 2길 10 1층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cr_korea/
홈페이지 : http://www.acrkorea.com/
*알레그리아는 본사 외 5개 지점이 있습니다 : 광화문 케이스퀘어시티점/덕수궁 디팰리스점/판교 테크노밸리점/판교 테크원점/판교 브리지타워점
1. 세 가지 원두
알레그리아 커피 로스터스에는 3가지 블렌딩 원두로 만든 에스프레소 음료와 싱글 오리진 드립 커피를 제공합니다.
정글에스프레소 : 달고 부드러우며 균형 잡힌 맛
메리 제인 : 과일과 초콜릿의 시럽 같은 단맛
시다모 디카페인 : 푸룬, 초콜릿의 중간 정도의 바디감
에스프레소가 들어가는 커피 메뉴를 고르고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메뉴 이름 중에 낯선 단어가 있을 거예요. 오틀리는 오트 우유의 브랜드 이름이고 빠넬라는 중남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비정제 사탕수수 원당입니다. 정제 설탕보다 단맛은 적지만 특유의 향과 독특한 풍미가 있습니다. 저는 빠넬라 카페라테를 디카페인으로 주문했어요.
마셔보면 커피와 원당, 우유의 향이 섞여 약재나 감초 같은 향이 났어요. 한약방 냄새가 난다는 제 말에 친구들도 다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사탕수수 원당의 허브 같은 풍미와 고유의 맛이 감초 같은 복합적인 단맛을 냅니다. 흔히 마실 수 없는 메뉴이긴 하지만 호불호가 강할 것 같아요.
2. ACR Special
스페셜 메뉴의 이름이 어려운데 메뉴판에 설명이 없어요. 주문대 옆에 태블릿이 있고 메뉴 사진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는데 사진을 보고 주문했습니다. 외국어로 메뉴 이름을 지을 때는 들어가는 재료를 표기해서 어떤 음료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해 주면 좋겠어요.
-카페 라노체는 콜드브루에 크림이 조합된 아인슈페너 같은 메뉴입니다. 노체는 스페인 어로 밤을 뜻하는데 콜드브루의 검은색에서 밤을 떠올린 모양입니다.
-카페 콘 엘라도는 아이스크림을 넣은 아이스라떼에 코코아 파우더를 듬뿍 올린 메뉴입니다. 엘라도(Helado)는 스페인 어로 얼린 음식이라는 뜻이라네요.
-캔디팝 라떼는 데메라라 설탕이 바닥에 깔려있는 라떼메뉴인데, 한입 마셨을 때 설탕이 바삭바삭 씹힌다고 합니다. 데메라라 설탕은 원당을 부분적으로 정제한 결정 형태의 설탕이라고 합니다.
제 친구는 비주얼을 보고 카페 콘 엘라도를 주문했어요. 알레그리아는 설탕에 집중해 독특한 맛을 내는 음료를 만드는 모양입니다. 빠넬라와 데메라라 설탕을 동시에 사용하는 카페는 처음 봤어요.
3. 리쉬사 스칼렛 티
리쉬티는 미국의 유기농 차 브랜드입니다. 스칼렛이라는 이름은 붉은 색을 뜻하는데, 히비스커스 블렌딩 티 메뉴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네요. 히비스커스와 커런트, 로즈힙, 루이보스, 오렌지 껍질 등이 블렌딩 되어서 은은한 과일의 단맛과 새콤한 향이 잘 어울립니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친구가 아이스 스칼렛 티를 주문했어요. 상쾌하고 깔끔하게 마시기에 좋았습니다.
4. 모노톤의 깔끔한 내부
규모가 많이 크지 않고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은 편입니다. 입구로 들어가면 원두 매대와 굿즈 진열장이 보이고 안쪽에 바가 있습니다. 건물화장실을 사용하는데 카페와 가깝지는 않아요. 건물 내로 한참 걸어가야 합니다.
인테리어는 알레그리아만의 특징이 있다고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집기류나 에스프레소 머신에 검은색이 많다는 것 외에 특정 색상이 도드라지거나 캐릭터, 로고가 한눈에 들어오진 않았어요. 유리를 많이 사용해서 개방감이 느껴지고 모노톤의 인테리어가 깔끔한 인상을 주긴 했습니다. 다른 지점에 가면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겠죠.
5. 서울 여행의 마지막 카페
카페라는 공간은 단순히 맛있는 음료를 마시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잠깐의 휴식을 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커피 한 잔의 값으로 공간을 이용하는 점에서, 혹자는 카페를 초단기임대사업이라고 합니다. 인스타그램으로 유행하는 카페가 많아진 순간부터 그렇게 ‘공간’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게 된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 인테리어만 그럴싸하고 커피 맛은 별로인 곳들이 많아졌다고요.
그럼에도 저는 카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피의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음식 맛인 것처럼 카페도 커피 맛이 가장 중요한 법이죠. 앞으로도 계속 커피가 맛있고 참신한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를 찾아서 소개할 생각이에요. 사람들이 저마다의 가치관으로 세상을 보는 것처럼 저에게도 하나의 기준이 생긴 거죠. 저의 가치관으로 보는 카페 시장과 커피의 세계가 궁금하시다면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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