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돈과 인생이 있다? 아니 철학이 있다

[연재_백수의 철학] 댄 브라운, 파엘로 코엘류, 조정래, 무라카미 하

by 하늘바다시인

“밥 먹었어?”

“네 먹었어요.”

“요즘 뭐 하고 있니?”

“백수가 뭘 하겠어요?”

“그래도 부지런해야지!”

“부지런해서 뭘 하겠어요. 부지런하면 개미가 됩니다. 똑똑해서 배짱이가 되어야죠!”

“그래도 부지런하게 무슨 일이든지 해야지!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네 책도 많이 보고 있어요. 지금도 책 보러 카페에 가는 중이에요.”

“그래, 책에 돈이 있고 답이 있지.”

“엄마도 책 읽으세요!”

“난 요즘 가까운 글씨가 안 보이네.”

“돋보기라도 사서 책 읽어야죠! 책에는 답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 밥 잘 챙겨 먹고...”


백수가 된 아들에게 엄마는 책을 보라고 한다.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한 달에 책 한 권을 읽기도 빠듯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하지만 절대 바쁜 것도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책은 내 손에서 멀어졌다. 어릴 땐 성인이 되면 하루 종일 책만 읽고 살겠다고 다짐했는데. 직장인이 되고 나서 그런 생각은 사라진 지 오래가 됐다. 백수가 돼서야 책과 가까워졌다. 내 문화생활비의 7할은 책 구매로 사용할 정도다. 먼저, 끊었던 소설책을 읽었다. ‘비소설은 머리(뇌)를 자극하지만, 소설은 감성을 자극한다.’ 나는 이렇게 믿는다. 그래서 소설보다는 비소설만 읽게 됐다. 난 너무 감성적이었기 때문에.


‘비소설은 머리(뇌)를 자극하지만, 소설은 감성을 자극한다.’ 나는 이렇게 믿는다.

20대 중반까지 나는 소설만 읽었다. 비문학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감성의 풍부함만 내 안에서 자리 잡혔고, 지식은 늘 부족했다. 나를 바꾼 비문학과 내 인생 최고의 책을 25살이 돼서야 만났다. 바로,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다. 5번 정도 읽었지만 항상 내용을 잊어버리는 자기 계발서다. 저자가 책 첫 페이지에 늘 이 책을 가져 다니고 여러 번 읽으라고 강조한 이유가 있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카네기가 인간관계론에 대해 자기가 연구(?)한 내용을 알려준다. 내게는 한 마디로 유익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예전보다 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었다. 그러나 완벽하다는 말은 아니다. 그 전보다 더 좋았다는 소리다. 그렇게 나는 이 책을 기점으로 비문학에 매료가 됐다.


나를 바꾼 비문학과 내 인생 최고의 책을 25살이 돼서야 만났다. 바로,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다.

한 동안, 소설보다는 비문학만 읽었지만 백수가 된 후에는 소설을 많이 읽는다. 감성 없는 삶은 죽은 삶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돈과 권력, 이런 모든 것들을 가졌다고 해도, 인간 본연의 감성을 잊어버린다면 삶의 의미는 없을 것이다. 한 동안, 나는 의미 없는 삶을 살았고 삶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소설을 읽었다. 시도 읽고, 에세이도 읽었다. (비문학을 읽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백수로의 삶은 삶의 의미를 조금씩 찾아주는 계기가 됐다. 책이 아닌 사람에게서도 그 답을 찾을 수는 있었지만.


작가의 생각이 깃든 책을 보면 한 인생을 뛰어넘은 한 사람의 철학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나는 독서에 관해 독특한 버릇이 있다. 내가 꽂힌 한 작가의 책만 많이 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작가들이 많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댄 브라운, 파엘로 코엘류, 조정래, 무라카미 하루키 등이 대표적으로 내가 한 동안 꽂혔던 작가이다. 그들을 연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색을 가지고 있다. 마치, 가수의 음색처럼 말이다. 김건모가 부른 모든 노래가 김건모의 노래처럼. 작가의 거주지, 가족 등 그의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소설을 읽으면 더 흥미로워지기도 하다. 우리는 어떤 사람과 백 번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지라도 그의 인생의 2%도 다 모른다. 하지만, 작가의 생각이 깃든 책을 보면 한 인생을 뛰어넘은 한 사람의 철학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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