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에세이]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상대적 박탈감
저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중독자였습니다. 10분마다 SNS에 올라간 게시글 확인을 했죠. ‘팔로워를 한 실제 친구는 이렇게 지내고, SNS를 통해 알게 된 친구는 이렇게 지내네. 이런 유명인은 이런 삶을 사는구나. 요즘 사람들은 이런 뉴스나 콘텐츠에 관심이 많네’라는 생각을 하면서 SNS에 빠져들었습니다. 저도 역시, SNS를 통해 일상, 생각, 근황 등을 올려 친구들과 공유했습니다. 시시때때로 제가 올린 게시글에 ‘좋아요’가 몇 개가 달리고, 어떤 댓글이 달려 있는지에 집착을 하게 됐습니다. ‘좋아요’가 적으면 크게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렇게 ‘관종(관심종자)’이 되는 문턱에서 저는 SNS 기피자로 변했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저는 SNS 얼리어답터였습니다. 일찍부터 SNS는 편리했고, 세상을 바꿀 플랫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새로운 SNS가 인기를 끌기 전부터 가입해 사용해 봤습니다. 트위터는 피겨여왕 김연아가 사용할 때, 가입해 그녀를 팔로워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친구들 10명 중 2명만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을 때 가입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인스타그램이 해외에서 인기라는 기사를 보고 앱을 설치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처음에는 새롭게 가입한 SNS를 열심히 사용했습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이들과 친구를 맺기도 하고, 팔로워를 했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SNS에 가장 매력을 느꼈던 점은 친구들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를 하지 않아도 그들의 소식을 알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초, 중,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사회 친구들까지 모든 이들과 일 년에 한 번 이상 연락을 하기 힘들지만 SNS를 통해서 서로의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실제 친구들보다는 SNS를 자주 이용하는 SNS 친구들의 게시글을 보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또 뉴스나 정보성 콘텐츠를 보기 위해 SNS에 접속을 하게 됐습니다. SNS에서 오랫동안 못 만나고 있는 친구들과 소통을 하는 일은 거의 못 하게 됐죠. 제가 무리하게 팔로워나 친구 수를 늘린 탓입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 절반 정도는 공감합니다. 제가 SNS 기피자가 된 이유도 이 말이 가진 의미 때문입니다. 가볍게 써서 올린 SNS 글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이 SNS에 올린 게시글로 곤혹을 많이 치렀죠. SNS 친구들도 가끔 게시글 하나 때문에 논쟁을 했습니다. 저도 술을 마시고 게시글을 올렸는데, 나중에 ‘왜 이런 글을 썼을까’라고 한탄을 하며 지우기도 했습니다. 객관적인 내용은 상관이 없지만 제 생각이 깃든 주관적인 내용은 SNS에 올리지 않는 게 나을 듯합니다. 간혹, 정치인이나 유명인이 과거에 SNS에 올린 게시글과 현재 생각이 모순이 된다며 여론의 질타를 받을 때를 보면 말입니다.
제가 SNS에 올린 게시글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로 ‘상대적 박탈감’을 들 수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좋은 장소, 맛있는 음식, 멋진 사람 등을 만나면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립니다. 좋은 것만이 SNS 피드를 가득 채웁니다. 저도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올린 게시물을 보다가 제 삶이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힘든 시기에 그들의 게시물은 저를 더 초라하게 만들었죠. 제 삶을 다른 이들과 비교하게 되고, 무기력함마저 들었습니다. 그런 시간이 지나고 나서 제가 SNS에 올린 게시물을 봤습니다. 저도 역시 다른 SNS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것들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누군가는 제 게시물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것 같았습니다.
SNS가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저도 SNS를 아예 끊어버리는 게 아니라 접속 빈도를 현저히 줄인 것뿐입니다. ‘각자의 기준으로 SNS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법을 알고, 과도한 접속을 지양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다’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