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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용진 Jan 28. 2020

몸몸몸 몸이 왔네요

제주도산 몸을 넣고 제주도산 어간장으로 맛을 낸 미역국

내일 끓일 미역국을 위해서 하루 전부터 냉장고 안에는 물에 담긴 재료들이 가득하다. 말린 갈치와 다시마를 차가운 물에 담가 하루 동안 냉침을 하여 육수를 뽑고, 국거리용 수입 소고기는 핏물을 제거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차가운 물에 담가 둔다. 마른미역과 제주도산 몸을 한 움큼씩 뜯어 찬물에 담가 불리기 시작하고. 밥을 짓기 위한 말린 죽순도 하루 동안 푹 불린다.


큰 냄비에 참기름을 한 바퀴 둘러준 후 물기를 잘 제거한, 불린 미역과 몸을 달달 볶아준다. 제주도의 고등어와 각재기로 담근 어간장으로 살짝 간을 해주고 마늘도 잘 다져서 같이 볶아준다. 핏물이 잘 빠진 소고기는 한번 확 끓여주고 첫 번째 끓인 육수는 과감히 버리고 잡내가 빠진 고기만 냄비에 넣어준다.


다닥다닥 미역이 타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미리 뽑아둔 육수를 넣어주고 팔팔 끓이기 시작한다. 장모님이 언젠가 주신 국간장만으로 간단히  간을 하여 약한 불에 푹 끓여준다. 그 사이에 불린 죽순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고 밥을 안친다.


제주도의 몸은 모자반이라는 조류인데, 우진 해장국에서 처음으로 접한 식자재다. 그곳에서 먹은 몸국이 너무 맛있어서 호기롭게 몸을 크게 한 봉지 사서 상경했지만, 사실 몸국을 해 먹을 수 있는 처지도 안돼서 묵히고 있던 터에 미역국에 같이 넣어서 끓여보았는데 제법 맛이 좋다. 항암 당뇨에 좋고 피부미용과 노화 방지, 그리고 혈관계 질환에 좋은 몸을 부지런히 먹어야겠다.


#남편이밥해줬다 #내가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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