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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딩하는 수학쌤 Feb 13. 2021

4. DJI ShowRoom, 심천의 밤

드론과 밥. 입짧은 2인의 못먹는 음식 열전..

1. DJI 쇼룸으로 가보자.

중국 심천에서 태어난 DJI 드론.

 화창베이 근처에서 쉬다가 다시 택시를 타고 DJI 쇼룸으로 이동을 했다. 지금 돌아보니 심천에 갔던 1년 전과 비교하면 뭔가 많이 바뀐 것 같다. 그때는 DJI에 대해서 제대로 들어보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홍대입구 근처 서교동에 플래그쉽 스토어까지 생겼을 정도이다. 이 DJI는 심천에서 시작한 드론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이고, 드론뿐만이 아니라 오즈모 포켓, 오즈모 모바일 등과 같은 장비도 만든다. 특히 드론 분야에서는 세계 1위의, 그것도 압도적으로 1위인 기업이며, 전 세계 상업용 드론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DJI의 드론의 세계 제패의 의미는 남다르다. 단순 시장의 장악력에 있지 않다. 샤오미도 그랬고 대부분의 중국 제품은 해외의 기술을 뒤따라가서 결국 비슷해지는 전략을 취하곤 했는데, 그런데 DJI는 그 길을 걷지 않고 아예 드론이란 시장을 개척해서 처음부터 세계 1위를 찍고 남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만큼의 격차를 내버렸다. 게다가 거의 하루에 한 건씩 미국에서 특허를 출원 중이다.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959


 안타깝게도 2019년에 그럴 줄 알았으면 주식이라도 좀 사놓고 (알았어도 안 샀을 가능성이 크지만) 사진이라도 많이 찍었을 텐데.. 당시는 지금보다 아는 게 더욱 없었다. DJI가 그냥 뭐 만드는 회사인가 보다..라고 들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쉽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봤던 내가 지금 살펴보니 이래저래 아쉽다.



 입구에 들어가면 위 사진의 왼쪽처럼 드론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코너가 있는데, 높이가 꽤나 높다. 처음부터 이렇게 드론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놓은 부분이 재미있다. 다양한 사이즈의 드론들이 여기저기에 전시가 되어있다. 참고로 위에 있는 드론은 농약을 살포하도록 기능을 하는 드론인데, 이쯤 되면 드론 아저씨로 유명하셨으나 요즘은 잠잠한 가수 한 분이 떠오른다.



 드론 판매만 하는 게 아니라 드론 자체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 부스도 있다. 한 중국인이 흥미를 가지고 하길래 멀리서 지켜봤는데, '뭐 쉽겠네.'라고 호기 있게 한 번 해봤다. 이때 깨달았다. 드론 조정사 자격증이 왜 존재하는지를. 실제 드론을 날리는 것과 시뮬레이션은 분명 다르겠지만.. 



학생들과 함께 간 서울시립대 VR 교통 연구실 (용산, 2019.10.23)



문득 예전 학생들을 인솔해서 서울시립대 VR 교통 연구실 VR 자동차 운전 체험 부스에 갔을 때, VR 운전 시뮬레이션에서 "나 유일한 운전 면허증 소지자야."라며 어깨 으쓱하며 들어갔다가 30초 만에 사고를 냈던 때가 떠오른다. 실제가 쉬울 거라 위로하면서 ㅠ.




 위 사진은 오즈모 포켓인데 액션캠처럼 움직이며 촬영을 해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촬영 장비이다. 나야 유튜브를 하지도 않고 콘텐츠 제작도 하지 않는데, 그때부터 한창 유튜브를 시작하던 형에게 하나 사주지 못한 게 지금은 너무 아쉽다. (유튜브에 '에듀하비'를 한 번 검색해보세요.) 국내보다 훨씬 저렴했을 텐데, 그때 너무 얇았던 내 지갑에게 그저 원망을 한 번 돌려본다.


 그 외에도 VR 글라스와 같은 것들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위의 것들이 뭔지는 그때 다 물어보진 못했다. 왜냐면.. 너무 배가 고팠기 때문에.. 지금이라면 최소 한 시간은 더 봤을 것 같고 사진도 10배는 더 찍었을 것 같다.


 드론에 대해서 장난감이나 하늘을 날 수 있는 장치로 보기엔 그 가능성과 확장, 잠재력이 너무나도 크다. 물류 운송이나 촬영, 감시뿐만 아니라 군사적인 용도로도 많이 활용될 수 있는데 아직 개발되지 않은 분야도 분명 클 것이다. 실제 군사적으로는 이미 무서운 존재가 되어있다. 부디 좋은 용도로 쓰이길.. 그런 엄청난 분야에 독보적인 기술력과 생산력을 중국이, DJI가 가지고 있다.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928352




2. 밥 먹자, 밥. 밥.


해외여행에서 밥 먹을 때 크게 세 부류가 있다.

- 여기까지 왔는데 현지식 먹어봐야지. 

- 든든해야 여행을 하지. 난 한식이 좋아. 최소한 익숙한 패스트푸드라도.

- (그냥 남이 먹자는 것에 따라갈게.)


아쉽게도 난 입이 짧고, 비위도 약하고, 외국 음식에 그렇게 개방적인 미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기자님께서


 "중국 왔는데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라는 말씀에 


 "(자신 없이..) 그다지 실험적이지 않은 음식으로요... 한식도 좋습니다..."



DJI 쇼룸 근처에 다양하고 나름 이 지역에서 고급진 음식점들이 자리 잡고 있다. 워낙 다양하기도 하고, 백종원 아저씨가 커다랗게 인쇄되어있는 한식 프랜차이즈인 '본가'도 꽤나 고급지게 자리 잡고 있다. 속으로 '본가도 좋아요! 기자님, 한식 드신 지 좀 오래되지 않으셨나요?'를 외치고 있었지만, 기자님은 다양한 음식들을 소개해주고 있었다. 가장 놀랐던 것은 거위나 오리, 닭 같은 것들을 머리째로 굽거나 요리를 한다는 점. 동남아나 중국을 다녀보신 경험이 있으면 누구나 처음에 겪는 문화 차이이기도 하다. 그런데 늘 볼 때마다 적응이 안된다. 전체 음식점을 한 바퀴를 돌아도 크게 "여기 좋아요!"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자, 기자님이 한 음식점 앞에서



 "신장 아세요? 위구르 지방."


 "아, 많이 들어봤어요. 독립운동도 많이 하지 않나요?"


 "거기 음식이 한국 입맛과 좀 비슷해요. 한 번 드셔 보실래요?"


 "(오! 비슷하다니) 좋습니다!"



그렇게 들어가서 볶음밥 종류와 양꼬치, 샐러드, 닭볶음탕 같은 닭요리도 시켰다. 그때 우리도 처음 알았는데,


- 양고기 향이 나면 그 음식을 잘 못 먹는 1인 (이동준)


- 채소 고수 향이 나면 그 음식을 잘 못 먹는 1인 (최정준)


- 뭐든 다 드시는 박준 기자님.



 그래서 양꼬치와 양고기 볶음밥은 최정준 선생님에게 양보를 했고, 고수를 넣은 닭볶음탕은 내 쪽으로 왔다. 어쩌겠나. 내 입맛이 그렇고 우리 입맛이 그런 것을. 그 사실을 식사를 하면서 알아차린 박준 기자님이 한바탕 웃으신다. 우리의 입맛의 특성을 파악했으니, 내일부턴 점심, 저녁을 그걸 감안해서 가이드를 하시겠단다.




 밥을 먹고 나서 근처 공원을 좀 걸어본다. 그래도 해외라 치안이 걱정이 되었는데 그럴 걱정은 크게 없다. 단란하게 가정 단위로 식사를 하는 중국인들도 많고, 장난감에 아장아장 뛰어다니는 어린아이들을 보면 웃음이 난다. 그와 동시에 비슷한 나이의 우리 꼬맹이들 생각도 난다.




3. 심천의 밤 모습



 기자님이 말씀하셨던 대로 밤이 되자 심천의 고층 빌딩들이 화려한 모습을 뽐내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에너지 낭비에 빛 공해로 말이 있을법한 장면들이 펼쳐진다. 꽤나 높은 초고층 건물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되어서 계속적으로 뭔가를 보여준다. 그중의 하나는 회사나 건물 홍보도 있겠지만, 그렇게만 하기엔 너무 낭비적인 모습이 보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국가적으로 '심천이란 도시는 이러한 곳이다..'라는 정책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높이 얼마 이상의 높이의 건물은 밤에 화려한 조명을 해야 한다 라는 것이 있지 않나?' 생각해봤다.


 호텔로 들어와서 창문을 봤는데... 헐.. 사생활 보호라는 개념은 1도 없다. 호텔에서 건너편에 있는 집의 거실이 훤하게 보인다. 그 말은 그 집에서도 우리가 있는 호텔의 객실이 훤하게 보인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 집의 사람들은 호텔의 시선 자체를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말로만 듣던 심천의 모습을 실제로 와서 보니 좀 어벙 벙해졌다. 내가 지내던 서울이 세계적으로 큰 도시인 것은 분명하지만, 심천도 있구나.. 이렇게 역동적으로 뭔가 바뀌고 있고 급속도로 성장을 하고 있구나.. 내일 화창베이에 가보면 또 다르겠지? 


  아.. 그런데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 족저근막염이 한창 안 좋아져서 발이 많이 아픈데, 첫날에만 2만 보 이상을 걸었다. 족저근막염으로 아파본 사람들은 안다. 아침에 일어나서 딛는 첫발이 얼마나 조심스럽고 조마조마한지.. 과연 내일은 얼마나 걸을까 걱정을 하면서.. 피곤해서 정신없이 잠이 들었다.


- 다음 글은 '5부. 드디어 화창베이'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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