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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딩하는 수학쌤 Feb 06. 2021

3.  Nihao, Shenzhen.

두 남자가 한 이불 덮고 잘 뻔..ㅠ

심천의 첫 모습은 전기자동차.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화창베이 맞은편에 위치한다. 이제는 어떻게 가는지.. 또 이동이니까. (슬쩍 그냥 심천으로 바로 올 껄 그랬나 생각이 들었다.) 기자님이 택시를 타러 가자고 하셨다. 아니 택시라니.. 비쌀 텐데.. 하는 순간


"버스비랑 큰 차이 안 나요. 일단 타야 할 이유도 있고요."


그래서 택시 타는 곳에 갔는데 사람들이 줄을 잘 서있다.


"여기서는 줄을 잘 서는데. 가끔 시내에서는 새치기 엄청 많이 해요. 그나저나 택시 기종이 다 똑같죠?"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중형, 혹은 중대형 차량이 다양하게 있는데 여기서는 캡만 다를 뿐 차의 색깔과 기종이 모두 동일하다. 이게 사회주의의 경제 체제의 특징인가? 좀 신기했다.


 "다 같은 회사예요? 택시가 공영제인가요?"


 "아니에요. 다 전기자동차인데 한국에는 잘 안 알려진 비야디(BYD) 회사의 E6 전기자동차예요. 심천에서는 요즘 버스고 택시고 대부분 전기자동차 허가 해줍니다. 가끔 빨간색 택시도 보일 텐데, 그 자동차는 가솔린이에요. 전기 택시 자동차는 BYD가 거의 독점 공급 비슷하게 하고 있어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오.. 말로만 듣던 전기자동차. 지금이야 테슬라를 비롯해 국내 전기차도 손쉽게 볼 수 있지만 2년 전에는 전기자동차는 거의 없었다. 보기도 힘든데 타보는 건 또 어떨까? 일단 어디 한 번 타봅시다.


 일단 타자마자 한국말을 들은 택시 기사님은 그다지 반갑지 않은 표정으로 'Seat Belt!'를 외친다. 말이 안 통하는 외국인 손님은 부담이 되는 건 이해한다. 우린 외국인이다. 그런데 앞에 탄 박준 기자님이 유창하게 중국어로 이야기를 하자 택시 기사님의 얼굴이 한결 편해졌다.


 먼저 차 앞쪽에 커다란 Display가 인상적이다. 지금은 국내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자동차도 12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해서 나오기도 하지만 저 당시는 낯설기만 했다. 디스플레이 안에는 자동차 배터리 충전량도 나오는데 내리막을 내려갈 때는 배터리가 오히려 충전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보통의 내연기관의 엔진이라면 퓨얼 컷(내리막 등에서 엑셀레이터를 떼었을 때 RPM이 일정 이상이면 엔진으로 연료 주입이 차단되는 기술)이 되는 정도였겠지만 전기차는 상황에 따라 충전도 되는 것 같았다.


 "전기차 타보니까 참 좋네요. 전기차가 점점 늘어나겠죠?"


 뭐든 다 대답을 해주시는 박준 기자님께 여쭤보았다.


 "심천의 인구가 약 1500만 명이 넘는데요, 이제는 정책적으로 전기차 아니면 차 구매를 거의 못해요. 한 해에 가솔린 차량 허가는 7천 건을 넘기지 않습니다. 반면 전기자동차는 허가도 바로바로 나오고 지원금도 주거든요."


 "충전은 불편하지 않아요?"


 "심천 계시면서 자주 보시겠지만, 어딜 가나 자동차 충전소가 정말 자주 있어요. 좀 큰 주차장이면 거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정부가 전기자동차에 대해서 보호 정책을 걸어놨어요. 다른 나라 전기자동차가 아직은 못 들어오거든요. 아시다시피 중국은 내수 시장이 엄청납니다. 테슬라도 물론 있지만 중국 내에선 지금 타고 계신 BYD가 거의 평정했어요. 중국 안에서만 잘 팔아도 전 세계 1/5이에요."


 "..(말잇못).. 대단하네요.."


 "아직 심천 시작도 안 했는데요."




고층 빌딩이 뭐 이리 많아?


고층 빌딩이 즐비한 심천. 마천루는 이런 곳을 이야기 하나보다. 생각보다 도시가 쾌적하고 잘 꾸며져 있다.


 전기 택시를 타고 달려가고 있는데, 생각보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도시가 훨씬 크고 쾌적하며 계획적이다. 심천이란 곳이 우리에게 알려진 건 최근의 일이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정도는 큰 도시라 알고 있었지만 심천이 어떤 곳인지 사실 잘 몰랐다. 벤처가 많고 뭔가 제조업이 발달했다고 하니 우리나라 판교 같은 크기이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심천을 계속 보다 보니 오히려 서울이 아담해 보이는 느낌이 살짝 들었다. 롯데월드타워 같은 건물들이 여기저기에 보인다. 이 동네 뭐야.. 싶다.


 "생각보다 높은 빌딩이 많죠?"


 "진짜 그러네요."


 "밤 되어봐요. 또 다른 모습이 보일 거예요."


 "..(또 말잇못)... 여기 땅값은 비싸요?"


 "네. 서울의 2~3배 정도 됩니다."


 "...(또다시 말잇못)..."




택시 운전석 옆에 보이는 WeChat 페이 QR 코드


 택시는 심천을 가로질러 달려서 우리가 머무를 호텔에 도착했다. 내릴 때가 되니 기자님이 핸드폰을 꺼내시고 위에 보이는 QR 코드를 스캔한다. 그리곤 금액을 확인하시고 입력을 하자 택시 기사님의 핸드폰으로 입금을 알리는 소리가 들린다. 당시로는 말로만 듣던 전자 결제. 지금이야 카카오페이, 제로 페이를 비롯해서 QR 코드를 비롯한 전자 페이도 많이 도입되었지만 2019년 1월에는 당시로는 이러한 전자 결제가 생소했다.


 "전자결제예요?"


 "중국에 카카오톡처럼 위챗이란 게 있어요. 거기의 결제 수단으로 결제를 하는 건데 중국 대도시에선 거의 대부분 이걸로만 결제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수수료는 안 내나요?"


 "네. 통장에서 바로 다이렉트로 빠져나가는데 중국 정부가 사실 이걸 계속 확대하고 있어요."


 "왜 그럴까요?"


 "시각에 따라 해석을 다르게 할 수 있긴 한데.. 중국은 돈 하나의 흐름도 통제 속에 두는 느낌이 좀 있죠. 여기선 카드 안 받는데 무척 많아요. 카드는 주로 스타벅스 같은 다국적 기업에서만 받거든요. 한국도 현금 안 받는 매장들이 간혹 있잖아요. 여기서는 현금, 카드 다 안 받고 위챗 페이만 받는 곳이 대부분이에요. 뭐 살 거 있으면 저 통해서 구매하세요. 현금이 충분치 않으시면."


 그렇게 가다 보니.. 육교 위의 가판대에서 판매하는 것이나 길거리에 만두를 파는 가판대 등에도 이런 QR코드가 다 붙어있다. VISA 카드만 있으면 외국에서 뭘 사고파는 건 쉬울 줄 알았는데 카드 믿고 환전도 많이 안 해왔다. 결국 기자님의 도움을 계속 받아야만 했다.




노린코 호텔(北方酒店). 트윈이라고요..더블이 아니라..


이 도로를 왼쪽으로 화창베이, 오른쪽에 빨간 조명을 밝힌 커다란 건물이 우리가 머물렀던 노린코 호텔이다.


 중국에서는 호텔을 주점(酒店)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반점(飯)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왜 이렇게 부르는지 물어봤더니 우리도 한자 문화일 때 주막(酒幕)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니 그 관점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잠자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 그럴 수 있네..라는 생각으로 넘어갔다. 택시 타고 오는 중에 대부분 신기한 표현이 많았다. 무슨 중심(中心)이 이렇게 많지? 기자님께 물어보니 영어로 한 번 번역해보라고 하신다. 중심이면... center... 센터! 쇼핑센터를 번역할 때도 그냥 한자로 중심! 아하.. 그날 밤 호텔에서 TV를 틀어봤더니 농구 중계를 하던데 전명성전(全明星赛)이 뭐지... 하고 생각을 하다가 그대로 번역해보니 올스타전이었다.

 

 그렇게 숙소에 도착했는데 난감한 일이 발생했다. 박준 기자님이 로비에서 직원과 한참 대화를 하시더니 고개를 갸웃거리시며 우리에게 오셨다.


"두 분, 혹시 같은 침대 쓰세요?"


"네??"


호텔 직원이 침대가 하나인 방으로 잘 준비를 해놨단다. 우리는 분명 Twin을 예약을 하고 왔는데..;;


"설마요. 저희가 왜 한 침대에서 자겠어요. Twin으로 예약했어요."


"한 번 다시 이야기를 해볼게요."


 다시 이야기를 하는데 호텔 로비 직원의 표정이 단호하다. 그 사이 스마트폰으로 예약 확인 메일을 열어서 예약 확인서를 찾는 사이 기자님은 그 사이 Twin이라는 단어의 뜻을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국제적인 호텔이 아니라 그런지 우연의 일치인지 로비에 근무하시는 분들이 Twin이라는 단어를 전혀 모른다. 다시 기자님이 다가와서 물어보셨다.


"Twin이라고 적혀있는 예약증 있어요? 그거 보여주고 얘네들이 그 단어를 번역기 돌려서 확인하려나 본데요."


 다행히 유심을 바꿔 끼워서 스마트폰으로 예약 메일을 볼 수 있었다. agoda에서 왔던 예약 확인서를 직원에게 보여주니 그 직원은 다시 Twin을 한자 사전으로 번역을 했다. 확인이 끝난 직원은 또 어딘가 전화를 했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방이 준비되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남자 둘이서 더블 침대에 한 이불 덮고 자기엔 좀 어색...


 1월이다 보니 벌써 일찍 해가 넘어가려고 한다. 아직 저녁은 아니지만 건물들이 하나둘 조명을 밝힐 준비를 한다. 오는데 거의 하루가 걸렸네..





살짝 살펴본 심천이란 도시.


 마침 일정이 설을 약 열흘 앞둔 시점이었다. 설이라는 명절은 우리나 중국이나 큰 명절이다. 어쩌면 우리의 설 명절에 비해 중국의 설은 더 크고 화려하고 오래 명절을 즐길 수밖에 없다. 귀신을 쫓아내는 색이라고 해서 빨간색을 워낙 좋아해서 여기저기 빨간색이 보인다. 국기도 그렇고..



 화창베이 근처를 돌아다니며 요깃거리 할 게 없나 살펴보는데 마침 명절 앞두고 음식을 판매하는 알뜰장 같은 곳이 열렸다. 익숙하게 떡메를 치는 곳이 있어서 가봤더니 인절미 같은 것을 팔고 있었다. 이렇게 떡을 파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조선족이란다. 일단 한 번 사 먹어봤는데 떡에 간을 하나도 안 해서 달지도 않고 짭짤하지도 않은 밍밍한 맛이다. 첫맛에서 고소함과 달콤함으로 승부를 보는 우리나라의 인절미와는 다르다. 그런데 생각보다 먹을 만했다. 콩가루가 골고루 묻어 있어서 나름 은은하게 고소하다.


 떡을 먹고 나니 목이 마르다. 기자님의 강력 추천으로 공차를 마시러 갔다. 여기 카페는 음료를 받는 것까지는 셀프인데, 마신 음료를 치우는 건 셀프가 아니다. 누군가 빈 컵을 수북이 남기고 떠난 자리에 앉아있으니 좀 있다가 직원이 와서 치워주었다. 우리가 그냥 치울까 했는데 기자님은 손짓으로 가만 기다리라고 한다. 우리가 치워버리면 저 사람들이 일거리가 없어져서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사실 도와주는 게 아니라고. 우리와 달리 누군가를 위해 일거리를 남겨두는 문화도 신기했고 그렇게 느려 터진 서비스로 살아남는 것도 참 신기했다.

안 좋은 속이라 공차가 썩 잘 먹히진 않았습니다만..ㅠ

 야외에서는 금연의 개념 따위는 없다. 옆 자리에서 얼마나 담배를 피워대는지 1년 치 맡을 담배 연기를 10분 만에 다 먹은 것 같다. 원래 밀크티와 같은 공차를 별로 즐겨 마시지 않는데 기자님이 심천에 오셨으니 이 차만큼은 대접하시겠다고 해서 최대한 많이 마셨다. 그런데 빈 속에 버스 타고, 택시 타고, 호텔에서 대기하고, 카페에서 담배 연기를 잔뜩 마셨더니 속은 이미 이 밀크티를 소화할 능력이 없다며 자꾸 거부했다..;;


 일단 저녁을 위해 어느 정도 속을 비워두고 쉬다가 다시 택시를 타고 DJI 쇼룸으로 이동을 했다.



- '3 : DJI Showroom, 심천의 밤.'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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