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 종례의 글 - 학부모 총회 전날.

종례 후 학급 단톡방 글 배달

by 코딩하는 수학쌤

우리 부모님은 두 분 모두 공부를 너무 하고 싶으셨다. 하지만 졸지에 아버지는 초등학교 졸업 후 거의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셔야 했고, 엄마는 아들만 교육시키던 옛날 농촌의 문화 때문에 결국 중학교 이후 공부를 못해보셨다. 그랬던 부모님의 바람은 단 하나.

'내가 못 배운 한을 너희는 가지지 말았으면..'

부모님은 그 이야기를 내가 대학에 가서야 처음 꺼내셨다. 고등학생 때 말하면 우리가 너무 부담을 가질까 봐 마음속에 억지로 눌러놓으셨단다. 내가 대학에 합격하던 날.. 그토록 강하셨던 경상도 사나이 아버지는 눈물로 두 눈이 붉어지셨고 고맙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날 안으셨다. 그 모습은 어제 일처럼 생생하기만 하다.

꾼다는 단어가 있다. "꿈을 본다"는 의미도 있고, '돈을 꾼다'라고 할 때처럼 "뒤에 도로 갚기로 하고 남의 것을 얼마 동안 빌려 쓰다."는 의미도 있다.

그런데 사실 꿈도 돈처럼 꾸는 거 같다. 우리가 꾸는 꿈은 나도 모르게 남의 것을 빌려온 것일 수도 있고 언젠가 누군가에게 갚아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내가 꾸었던 수학자라는 꿈은 그토록 가난에 막혀 이루지 못했던 우리 두 부모님의 공부에 대한 꿈과 간절함을 꾸어왔던 것만 같다.

얘들아! 쌤한테 꿈 좀 꾸지 않을래? 쌤이 못해 본 꿈 꾸어드립니다~

- 학부모 총회 준비하다 부모님 생각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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