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라쓰

이제 만났습니다.

by 깔깔마녀

유명한 드라마나 영화는 안 봐도 대충 감은 잡는다. 워낙 패러디를 많이 하니까.

-모히또 가서 몰디브~ 어이가 없네~ (모두 안 본 영화지만 대사는 안다.)

이태원 클라쓰를 안 봤을 때도, 박서준 아니, 박새로이의 헤어스타일은 알고 있었다.

한때 따라쟁이들이 많았으니까.


<이태원 클라쓰>에 대해 내가 아는 정보는 이게 전부였다.

1. 웹툰이 원작이다.

2. 도토리, 밤톨 같은 헤어스타일을 한 박서준이 주인공이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듣게 된 주제가가 너무 좋아, 드라마도 궁금해졌다.


아직 1회와 2회의 초반부까지 봤는데,

박새로이가 교장실에 불려 가고, 퇴학을 당하고, 아버지를 사고로 잃고, 또 감옥에 가게 되고...

1회부터 사건이 봇물처럼 터진다.

드라마일 뿐인데, 왜 자꾸 답답하면서 미안할까.

좀 더 나은 세상, 좀 더 좋은 어른을 만났다면

새로이가 그런 일을 겪었을까.

어른으로서 부끄러워지는 장면들이 자꾸 보인다.

하지만 주인공인 새로이는 나쁜 어른을 만났다고, 본인도 삐뚤어지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심지가 굳고, 자신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화가 난다. 영화 <도가니>를 보고 나왔을 때처럼 답답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단 말인가. 예전에는 드라마가 과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드라마는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이라면 학교, 선생님을 울타리로 믿고 다닐 수 있어야 하는 데, 새로이는 지지리도 운이 없었다. 사회 안전망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법정에서, 그 어느 하나 새로이를 위해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도

또다시 감방에서 신고식을 당하는 장면에서도...
계속 마음에서 뭔가 치밀어 오르려 한다. (ZEN~~~)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보고 싶은 까닭은 (박서준이 잘 생겨서? 글쎄, 그것도 있겠지.)

새로이와 그 아버지의 대사처럼

"소신껏" 사는 삶이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용기, 패기, 그리고 현실의 부당함을 알면서도 굴복하지 않는 모습이 드라마를 붙잡게 만들었다.


남들 눈에는 "모난 돌" "꽉 막힌 사람"으로 보일지라도, 때로는 "오지라퍼"로 취급당할지라도, 정의감 있고 책임감도 있는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

드라마가 끝났으니 내가 뭘 추측하고, 왈가왈부하겠냐만은, 아직 끝까지 못 본 자로써 괜히 설렌다~!



검색해보면 내용과 관계가 나오겠지만, 하지 않았다.

2020년 BIFF 대신 웹툰, 아니 드라마로~.


* 아, 언젠가 신문기사에서 본 글이 기억났다.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 같은 남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데, 똑똑하고 잘난 여자의 외조 덕만 본다는 식의 글을 읽은 적 있다. 정확히 옮기지는 못하겠다. 글에 의하면, 박새로이는 현실에서는 여자들 괴롭힐 스타일처럼 보였다. 그런가? 혹시 그 똑똑한 여자애가, 실은 정말 사람을 볼 줄 아는 것이라면? 대부분이 사회적 잣대를 너무 일률적으로 정해 놓고 거기에 맞추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본 오늘의 새로이는 그런 남자는 아닌 것 같은데... 오히려 수아라는 여자애가 왠지 배신의 캐릭터 같은 데... 배신이 아니고, 그 뭐랄까... 의리보다는 실리?


참, 한마디만 더! 밤톨 머리스타일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하고 싶은 스타일도 좋지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 자신을 돋보이게 하자는 게 내 주장.



*영화의 잔인한 장면은 두려워하고 피하면서, 현실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일과 아이러니에는 무덤덤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산다. 오지라퍼 대신 측은지심, 타인에 대한 배려심 이렇게 말하는 게 당연한 세상이길~.



*아직 내가 안 본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 <대장금> <해품달>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 <별그대> + a......


나는 대부분을 영화와 책에만 몰입했으니까. 하지만 2020년은 어쩔 수 없이 TV와도 좀 친해졌다.

그리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 K 드라마"의 힘이 무엇인지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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