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취향 존중
아침에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생각할 게 많다. 가만히 내게 집중하고 싶고, 아무리 아침형 인간이라 해도 내 에너지를 마구 발산하거나 분산시키고 싶지 않다.
새벽(?) 일찍 산책길에 나섰다. 하늘이 우중충하고 비가 쏟아질 조짐이 보이는 데도 걷고 싶었다.
작은 공원이지만, 새소리도 들리고 이곳에 오면 바깥의 소음도 사라진다.
걸을 때 밟히는 낙엽 소리도 즐기며~
그런데... 갑자기 "하나둘하나둘~" 소리도 우렁차다.
한 아주머니가 박수를 치며 다가온다. 트롯 음악이 귀를 때린다.
앗...
'아주머니, 저는 그 음악 신청한 적 없어요. 죄송하지만 혼자 들으면 안 될까요?'
라고 말하지 못했다.
소리엔 소리.
할 수 없다.
콩나물 대가리 장착.
그럼에도 작은 트랙에 울려 퍼지는 아~리아!
아침의 공원은 콘서트홀로 변신!
잠자리에 들려는 데, 아침의 그 선율이 머릿속에서 다시 재생된다.
아, 아침 운동은 왜 했어!
오늘 (19일 목요일) 아침엔 폭풍의 언덕이 연상될 만큼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이런 날엔 Kate Bush의 Wuthering Heights가 적격이지!
아~아~아~~~~~ 처음 듣고 놀랐다. 고음인데 찢어지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다행히도 히사이시 조의 곡이 흘러나왔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미스터든 미스든, 트롯은 적응이 안되는구나.
hero 임의 목소리는 훌륭하지만, 나는 도저히 소화할 재간이 없는걸.
문화향유가란 하위(sub)부터 주류(mainstream)까지 모두 섭렵해야 하겠지만. (트롯이 sub라고 말하지 않았으니 오해 없기를)
여전히 내 취향에만 머물러 산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라도, 어떤 날은 내게도 소음이자 잡음이다.
마음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내게 금지곡들이라도
타인에게는 애창곡이자 명곡이 된다.
I love chocolate, you like vanilla.
각자의 취향은 존중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