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부커상 후보에 올랐던 책

그래픽 노블 <사브리나>

by 깔깔마녀
사브리나/ 닉 드르나소 지음 /아르테 (2019)/박산호 옮김


사브리나는 어느 날 집을 나선 후 돌아오지 않는다. 사브리나와 소식이 끊어진 지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견디다 못한 사브리나의 애인 테디는, 친구 로벨 상병의 집에 머물기로 한다. 방 안에 틀어박힌 채 속수무책으로 지내는 테디. 시간이 지나 로벨 상병과 테디는 그녀의 실종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언론사에 비디오테이프가 도착하고 여기에는 사브리나가 살해된 끔찍한 장면이 담겨있었다. 진범이 밝혀진 후에도 테디와 사브리나 가족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져간다. 유출된 동영상을 본 사람들이 온갖 낭설을 유포하고 진상 규명을 주장하는 상황에서도, 테디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체 음모론과 관련된 라디오 방송에만 빠져드는 데...




'뭐지, 이 찜찜한 기분은!'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렀는데 명쾌하지가 않다.

여전히 미궁 속을 헤매고 있으니, 곧바로 첫 장으로 돌아가, 놓친 단서를 찾고자 촘촘히 들여다본다. 프레임 하나하나, 말풍선 속 대사와 물건에 쓰인 글자까지.

읽기를 반복, 반복, 반복...

리와인드 & 리와인드& 리와인드...

'범인은 분명 그 자인데, 이 모든 게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밤새 뒤척였다.


의문 1) *스포일러 없음*

로벨 상병과 사브리나의 죽음은 무관한가?

-그가 매일 작성하는 국방부의 정신 건강 설문조사도 다시 봐야겠다.

-로벨 상병의 심리상태가 달라진 이유는?


의문 2)

로벨 상병의 동료인 코너는 왜 (로벨 상병에게) 그렇게 말했을까. 본심을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의문 3)

고양이를 찾으러 나간 테디에게 호의를 베푼 대머리 아저씨는 누구인가?

-로벨 상병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마지막 장면, 로벨 상병의 꿈이 뜻하는 바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궁금증은 중요한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돋보기로 들여다보며 하나하나 퍼즐을 끼워 맞춰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는 데, 진실을 파헤치는 행위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한 억측으로 소설 하나를 새로 쓸 뻔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평범해 보이는 여성이 실종되었다. 보통의 선량한(?) 시민이 납치/살해되었고, 관련된 자극적인 동영상이 유출된 후 인터넷상에는 온갖 루머가 난무한다. 훔쳐보고자 하는 병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조회 수가 올라가며 악성 댓글과 다양한 추측성 글들이 넘쳐난다. 온라인 세상은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원색적인 발언으로 도배돼버렸다.

타인의 죽음에 대한 동정심은커녕 스토리를 화제성 기사로 만들어버린다. 익명성으로 무장한 체 타인을 비방하는 말도 서슴없이 뱉어내기 일수다. 시시각각 날아드는 자극적인 기사들로 세상이 시끄럽지만, 이 또한 단속적인 호기심의 발동일 뿐, 관심은 오래가지 않고 희석되게 마련이다. 사브리나의 죽음에 대한 의문도 그렇게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감정의 변화 없이 무표정한 인물, 정적이고 단조로운 배경과 달리 상황이 급반전할까 조마조마했는 데, 다행히 <식스센스>처럼 기겁하는 장면은 없었다.

물리적 폭력이나 선정적인 장면, 가학적인 묘사가 전혀 나오지 않았음에도, 나도 모르게 조용히 공포에 사로잡힌 체 멍해졌다. 가려진 사건의 실체를 알아버렸을 때의 섬뜩함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오락성과 문제의식을 동시에 갖춘 명품 그래픽 노블 <사브리나>,

내 점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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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세상과 멀어지는 기분이 들곤 한다. 가짜 뉴스와 인신공격이 넘치는 세상은 나를 외롭게 하고, 때로는 거리를 두게 만든다.


맨 부커상
후원하던 맨 그룹의 이름을 따서 불렀으나, 후원이 마무리된 후, 2019년 다시 “더 부커상”으로 바뀌었다.
사브리나는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 <가디언> 올해 최고의 책에 선정됐다.
그래픽 노블 최초로 맨 부커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되었던 책

2020년 더 부커상은 더글러스 스튜어트가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고, 올초에 읽었던 <사브리나>가 떠올랐다.



*가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모든 장면에 의미를 두고 분석하려 드는 데,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오락성 다분한 작품은 맘껏 즐기면 좋겠다.

인기 있는 작품은 종종 이슈화되니까. 그런데 감독에게 물어보면, 전혀 그런 의도 없다고...

답은 없지 않은가? 작품을 오해했다고 누가 뭐라 하면, 그것도 그들의 영화관(觀)!


*(내가 고른) 또 다른 문제작*

<라이프 오브 파이>- 가족이 함께 봤다. 엄마는 "말도 안 되지만 재밌네." 조카와 나는 대뜸 " 있을법한 이야기” 로 단결. 4dx에서 보니 물이 뿜어져 나오고, 의자가 흔들려서 더 불편했다.

<다크 나이트>- 히스 레저, 그 이름 하나로 충분하지 않을까.

<레디 플레이어 원>- 내가 이상한 걸까? 나는 이 영화를 보고 환희와 해방감으로 눈물이 글썽글썽. 가끔 타인의 결혼식에서 혼자 우는 남다른 사람이 있다던데,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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