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쓰는 자세
브런치 글 한편 한편이 쌓이면서, 글쓰기에 대한 부담이 생긴다.
시작은 늘 용기 있게 무모하게 했음에도.
(내 글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로 설득력이 있거나 논리 정연하지 않음에도.
그런데 달리 생각하면 어떨까? 한 편 한 편은 내 뻔뻔함의 지수라고. 아직 100도 안 넘었으니, 좀 더 노력하자.
선정한 주제를 살펴보았다.
책(가끔은 영화, 영화 속 배경, 미술, 음악, 의상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작성한 글이 책 소개인지, 감상문인지, 독서기록(일기)인지, 단순한 줄거리 요약인지 어정쩡하구나.
나는 또 더러운 성질이 발동한다.
서평(리뷰), 독후감, 책 소개, 추천사 등의 특징과 차이를 열심히 찾아본다. 하지만 아는 것과 쓰는 것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고, 벌써 6개월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결국 글쓰기에 대한 고민은 늘었지만, 정작 예전보다 나아진 점은 모르겠다. 결과물은 없지만, 다행히 눈치챈 것은, 다름 아닌 내 글에 드러난 아집과 독선. 그리고 꼼수와 무리수 : 데스크톱에 담아 둔 사진을, 글마다 하나씩 끼워 넣고 한 번에 정리하고자 했고, 읽은 책에 대한 기억을 붙잡기 위해 함께 묶어 발행.
그건 내 글쓰기 방식이니 문제 삼을 필요까지는 없겠다.
무엇보다 가장 지적하고 싶은 건 바로, 불친절함이다. 그저 내 기분에 취한 글, 글, 글... 에세이가 아닌 글은 최대한 중립을 지키고 싶었으나, 언제나 내 감정, 의견이 우선순위였다. 내가 재밌으면 다 재밌는 것처럼.
그럼에도 아주 소수의 구독자들이 나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도 신기하고 고마웠다. 의리로 눌렀건 실수로 눌렀건~.
글을 쓸 때도 자뻑하고 자기 글에 취하면 망한다고 들었다. (소통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나는 망한다는 말은 쓰고 싶지 않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저 글을 좀 못 썼을 뿐이다. 글의 논리가 엉성하고, 난삽하고, 두서가 없고, 그러다가... 형편없어지기도 하고... 그런 거다.
자신은 '표현의 자유'라지만 읽는 제삼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고, 100만 부수 달성의 책도 공감 못하는 1%가 있다. 너무 다양한 세상 아닌가.
그러니 못 쓴 글, 이상한 글이라고 생각해도 비방, 욕설, 인신공격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읽는이 자신도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
지난봄부터 시작한 브런치. 아직도 작품 하나 없지만, 글을 쓰며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날을 세우고 다닐 때도 많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또다시 마음이 환해지고 가벼워진다. 영화와 여행, 책을 공기처럼 대하며 살았고, 혼자의 즐거움을 마음속에 품고만 있었는 데, 실은 그 이야기가 하고 싶었나 보다. 뜬 구름 같은 소리, 돈 안 되는 이야기라도 어때. 나에게 글쓰기의 자유를 허하라~!
툭툭 던져놓은 글이 결국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도 쓰고 그녀도 쓰고, 나(깔깔 마녀)도 쓰는 데, 당신이라고 못할 일인가.
이제 글쓰기 신공 같은 책은 그만 읽자. 이미 글쓰기 비법 관련 책은 10권도 넘게 읽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쓰다 보면 언젠가, 한 번은, 스스로 만족할 글이 탄생할 거라 믿는다.
모두 그때까지 지치지 말고 좀 더 즐겁게 글을 쓰자.
그리고 나에게는 특별히 한 마디 조언/충고/격려를 담은 말을 남기며 이 글은 그만 놓아줘야겠다.
"놀면 뭐하니."

*친구들은 모두 결혼하고 바쁘고 나는 나대로의 세상이 있으니, 대화는 절로 단절되었고, 생활밀착형 주제와 거리가 먼 내 이야기는 그렇게 헤매다 떠들 곳을 찾았으니, 이것도 수확! (다행히 내 브런치를 아는 이는 두 사람, 그들도 너무 바빠서 들어오지도 않으니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내 책/영화 이야기는 <내가 좋아하는 책 이야기>에 그쳤지만, 가끔은 타인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바이다.
*글 쓰는 행위 자체가 감동으로 다가왔던 책
다치바나 다카시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저자가 글쓰기 강의-자서전 쓰기 프로젝트- 후 참여한 사람들의 글을 책으로 묶어 출간. 자기 역사를 돌아본다는 것과 글 쓰는 행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레이먼드 챈들러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챈들러는 추리소설만 쓰는 줄 알았는데, 이런 책도 썼다는 게 왠지 좀 더 평범한(?) 인간다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