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깔깔마녀 Dec 23. 2020

밤에 내 영혼은

800년 만의 우주쇼는 물 건너갔지만

12월 21일, 800년 만의 대우주 쇼가 펼쳐졌다. 목성과 토성이 각자의 주기로 궤도를 돌다, 하나의 행성처럼 겹쳐 보일 정도로 초근접한다고.(검색- Great Conjunction) 뉴스에 의하면 이번에 놓치면 2080년에나 볼 수 있다고 했다.  천문대에 가지 않아도 직접 볼 수 있다길래,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도조차 못하고 하루를 보내고 말았다. 처음엔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육안으로 분명 못 봤을 거야. 추운데 뭐...'라고 계속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그런데 계속 너튜브를 찾아본다. 아니나 다를까 고화질의 영상이 꽤 많이 올라와있다. 그중 하나를 클릭, 동영상을 보는 데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너무 생생한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마디로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도대체 전생에 얼마나 좋은 일을 해야 이런 멋진 광경을 직접, 당일, 육안으로 볼 수 있을까...'

이제 다시 보려면 60년 뒤에나 가능하다고? 오케이, 깨끗하게 포기!


나는 보름달만 봐도 괜히 설레는 사람인데- 주변에 살펴보길 바람. 보름달만 보면 소원 비는 사람 있을 걸?-이런 장관을 봤다면 평생 감사하며 살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2020년 별자리 운세에 의하면, 목성과 토성의 움직임을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돼있었으니... 목성은 내 운명과 밀접한 관계라고 들었다. *수잔 밀러의 별자리 운세에 의하면 그렇단 얘기다. 믿거나 말거나~. 이 또한 유사과학에 입각한 근거 없는 낭설? 속설? 일 수 있으니, 긴 이야기는 하지 않아야겠다.  


한 때 유성우를 보기 위해 새벽 4시에도 일어났고, 매년 1월 1일 해맞이 행사를 위해 가족 모두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었으니, (앞으론 이런 일은 없겠지.) 저녁 무렵의 우주쇼를 챙겨 보는 건 일도 아니었을 텐데...

사실 이런 걸 몰라도 사는 데는 전혀 지장 없다.

그럼 나는, 아니 사람들은 왜 이렇게 열심일까. 학문적 호기심도 있겠지만, 이런 행동을 통해 “희망”을 발견하는 건 아닐까. 나 또한 귀찮은 마음과 달리 몸이 먼저 움직였으니. 목성과 토성이 근접했다는 사실이 내 일상의 변화와 발전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어떤 뾰족한 수도 발견할 순 없지만, 이런 일은 내게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이 될것이다. 일상은 이런 사소한 경험과 기억으로 보다 새로워지기도 한다. 힘들수록 응원이 필요하듯, 이런 재미 하나하나가 쌓여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해 주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세월을 견뎌내고 즐기는 나만의 방식이다.  

 비록 대우주 쇼는 놓쳤지만, 올 한 해 건강하게 무사히 보내고 다가올  새해를 희망차게 맞이하길 바란다.



진풍경은 놓쳤지만, 따뜻한 방에서 뒹굴며 노래로 마음을 달랬다. Coldplay의 <a sky full of stars>.

콜드플레이는 언제나 내게 작은 기쁨을 준다. fix you를 들으면 위로받고, 이 음악을 들으면 나는 저 멀리 밤하늘을 날고있다. 좋은(?) 음악을 느끼는 것, 그것도 행복~.

특히 이 부분  I think I saw(see) you~~~~~~~~, 간주가 나오는 여기! 정말 좋은데 글로 표현할 수가 없구나!

Coldplay도 나도, viva la vida!


*별구경할 때 좋은 앱

Skyview 무료~

Skyview로  본 달(12/23일 집에서)

*수잔 밀러 검색하면 별자리 운세 바로 나옴.

대체로 긍정적인 표현이 많다는 게 장점.

하지만 모든 것은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다. 점쟁이가 만약 당신에게 비책이랍시고 "팬티바람으로 밤마다 동네를 돌면 소원이 이뤄진다."라고한다면, 정말 그렇게 실천할 것인가?

이런 모든 것에 빠져들면 안 된다. 그저 재미 삼아, 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즐기길~.

*글의 제목은 켄트 하루프의 책  <밤에 우리 영혼은>이 생각나서, 그냥 따라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초대받지 않은 손님, 드라큘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