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에 대한 오마주

너새니얼 필브릭의 <사악한 책, 모비딕>

by 깔깔마녀
원 제: Why Read Moby-Dick?
우리말 제목: 사악한 책, 모비 딕
저 자:너새니얼 필브릭

1851년 허먼 멜빌의 장편 소설 <모비 딕>이 발표되었다. 당시 책은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100년이 훨씬 지난 오늘날까지도 명성은 이어지고 있다.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았던 책이지만, 멜빌은 <모비 딕>을 쓰기 위해 고래와 관련된 책을 엄청난 수준으로 모았고, 고래잡이와 관련된 학술 논문과 기록도 섭렵했다. 그도 선원 경험이 있었지만, 자신의 경험에 한정된 글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시대적 분위기와 맞지 않았는지 <모비 딕>은 전작의 인기에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다행히 20세기에 들어 문학사적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고, 100주년을 맞이할 즈음엔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다.

윌리엄 포크너는, 다른 작가의 책 중 그가 쓴 책이었으면 하는 단 하나의 작품으로 <모비 딕>을 택했고, 헤밍웨이는 넘어서고 싶은 작가 중 한 명을 멜빌”이라고 함.(p16내용을 참고)


<모비 딕>이 미국의 성서라고 불리지만, 사실 나는 모비 딕에 담긴 종교적 의미는 거의 파악하지 못했다. 너무 어렸을 때 본 <모비 딕>은 그저 에이헤브 선장의 말처럼 '악마 같은 고래, 포악한 존재'로만 보였고, 실로 무섭기 짝이 없었기에- 고래에 대한 공포감은 확실히 안겨 주었다.- 에이헤브와 흰고래의 대결 혹은 선장의 광기 어린 복수만 기억한다.

결국, 내게 <모비 딕>은 심연에 가라앉아 잊힌 존재였는데, 필브릭의 책 덕분에 오늘에서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사악한 책, 모비딕> (원제: 왜 <모비 딕>을 읽나)을 통해 허먼 멜빌과 <모비 딕>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었으니, 이를 '모비 딕 입문서 또는 모비 딕 해설서'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선장과 고래에만 집중하지 않고, 등장인물과 배경, 대사 등을 통해 전체적인 작품 구조를 설명해 주고 있다. 또 멜빌이 스토리 구상에 몰입하면서 겪은 고립감, 경제적 여건 악화, 가정사 등도 언급하고 있어, 멜빌의 고뇌와 고충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정신적 의지가 되어 준 나다니엘 호손에게 <모비 딕>을 헌정하고 인정받았지만, 대중적 이해를 바라는 멜빌의 간절한 마음과 달리 현실은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무척 안타까웠다.

신기하게도, 저자인 너새니얼 필브릭이 낸터킷 섬의 주민이란 점은 멜빌(책을 출간 한 다음 해, 멜빌이 낸터킷 섬을 직접 방문)과 시대를 초월해 운명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처럼 보였다.


2021년 1월, 다시 마주한 <모비 딕>. 방대한 분량에 시작 전에 이미 압도된다. 하지만 첫 페이지를 넘기니 벌써 벅차오른다. "나를 이슈미얼로 불러달라."




*허먼 멜빌과 <모비 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함. 원작 <모비 딕>이 부담스럽다면, 먼저 이 책을 읽는 것도 좋겠다.


2021년은 고전 다시 읽기, <모비 딕>부터 Go~


<허먼 멜빌>

1819년 뉴욕에서 태어남 (2019년 허먼 멜빌 탄생 200주기)

소설가, 시인

은행원, 교사, 선원, 세관 검사원 등 다양한 직업군을 전전하며 치열한 삶을 살다 1891년 심장발작으로 사망.



*2020년 12월, 스파이 문학의 대가 존 르 카레가 사망했는데, 그의 작품은 얼마나 오래도록 기억될지 궁금하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리틀 드러머 걸> 등


keyword
작가의 이전글대서양 카약 횡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