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줄거리 요약
2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다. 성 발렌타인스 데이(St. Valentine's Day)의 의미를 몰라도, 이 날은 무조건 초콜릿 한 조각은 먹어야 할 것 같다. 최근 국내에도 초콜릿 전문 숍이 많이 생겨나, 나 같은 초코홀릭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성껏 만든 수제 초콜릿 한 입은 어떤 고가의 영양제보다 즉각적인 힘을 발휘한다. 맛은,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조화롭고 환상적이다. 내게는 피로회복제이자 에너지 충전제이기에, 이렇게 초콜릿 예찬을 하고 말았다.
초콜릿이 주는 힘은 사실 이보다 더 할 수도 있다.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영화 <초콜릿>을 보면 아마 그 마법 같은 힘을 믿게 될지 모르겠다.
❤영화: 초콜릿(2000)
코미디/로맨스/드라마 (15세 이상)
라세 할스트롬 감독/ 줄리엣 비노쉬, 주디 덴치 주연
딸과 함께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 이사 온 비엔(줄리엣 비노쉬)은 초콜릿 가게를 연다. 그리고 가게 앞을 서성이는 마을 사람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볼 뿐, 어느 누구도 선뜻 초콜릿을 사려 들지 않는다.
엄격한 신앙생활을 바탕으로 근면과 절제를 최고의 미덕으로 삼고 있으니, 초콜릿은 사치품인 것 같다.
그러던 마을 사람들 중 몇몇은 비엔이 선물한 초콜릿을 맛보게 되고, 초콜릿을 먹은 이들에게 놀라운 변화가 생긴다. 서로에게 무심했던 부부는 관계를 회복하고, 무기력했던 이들도 활력을 찾게 된다. 마치 기적이라도 만난 것 같다.
뿐만 아니다. 아만드(주디 덴치) 할머니는 비엔의 도움으로 보고 싶던 손자와 만나게 되고,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던 조세핀(레나 올린)도 비엔 덕분에 새 삶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었으니, 특히 레노 시장에게 비엔은 눈엣가시였다. 주일 미사 참석을 거부한 비엔에게 화가 난 시장은,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사사건건 간섭하려 든다. 시장은, 책상 위에 놓인 단출한 음식- 잼과 버터-마저 멀리하려 드니, 그에게 달콤한 초콜릿은 선악과 즉 금단의 열매나 다름없어 보인다.
시간이 지나도 시장의 태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고, 비엔 또한 마을 사람들과 완벽하게 어울리지 못해 고민하는데. 그녀의 속마음을 알게 된 아만드는 자신의 생일날 서프라이즈 파티를 계획하고, 초대된 사람들은 비엔이 만든 성대한 음식과 초콜릿을 즐기며 다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초콜릿이 가진 마력이 통했을까? 혹시 초콜릿 레시피에 ‘사랑과 이해’라는 재료가 더해졌을까? 닫혀있던 이들의 마음은 초콜릿처럼 서서히 녹아들고, 결국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짐작하건대 달콤한 초콜릿 덕분에, 잊고 지낸 행복의 맛을 되찾은 것 같다. 비엔의 초콜릿은 단지 마음을 표하는 작은 도구일 뿐, 그녀의 진심 어린 태도가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다른 삶도 포용하는 자세를 갖게 된 것 같다.
그나저나 시장은 어떻게 되었을까? 초콜릿의 매력을 거부하기란 어려웠을 텐데... 결말은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줄거리가 단순한 동화 같은 영화 <초콜릿>. 여기에는 또 다른 보는 맛이 있다. 바로, 달콤함을 보는 맛이다.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을 보니, 없던 식욕도 생길 것 같다. 핫 초콜릿, 아망드, 망디앙 등 다양한 초콜릿과 윤기 좌르르 하게 빛나는 템퍼링 장면을 보면,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하게 된다. 게다가 초콜릿 숍의 아름다운 장식과 세련된 도자기 등은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았다.
또 하나는, 이름난 배우들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줄리엣 비노쉬, 주디 덴치, 조니 뎁 등 스타들의 풋풋한 모습을 만나니, 새롭기 그지없다.
비록 오래전 영화지만, 잔잔한 감동만큼은 지금 봐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기에, 이달의 영화로 추천해보았다.
작년 한 해 우리는 나름대로 인생의 쓰디쓴 맛을 알게 되었다. 물론 단맛만 계속되는 삶은 없다. 초콜릿도 함량에 따라 단맛, 쓴맛, 달콤 쌉싸래한 맛 등 다양한 맛을 갖고 있다. 하물며 인생의 맛은 더할 것이다.
다만 올해는 단 맛을 종종 자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모두 초콜릿처럼 감미롭고 달콤한 날들만 가득하길!
✤결이 비슷한 책- 이자크 디네센의 <바베트의 만찬>, 에밀리 넌의 <음식의 위로>
*조니 뎁은 우정출연에 가까워 보였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재밌지만 살짝 섬찟.
*(이 글은)다른 매체에 기고, 다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