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면 혹은 아닌

졸작이든 명작이든, 기억나는 장면은 있다.

by 깔깔마녀

'영화의 명장면 혹은 아닌'이라는 시리즈 글은 100편도 넘게 쓸 수 있지만, 이는 허접한 결과물 100편이 될 것 같고, 나도 차라리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1001편'의 글을 써 볼까? ‘하다가도 벌써 체력 방전되는 소리가 들리니, 또다시 '영화 맛보기'식의 글만 쓰게 된다.


<위대한 개츠비>★★★★✰

바즈 루어만 감독이라길래 안 봤던 영화(호평 일색의 물랑 루즈는 지루했고, 혹평 가득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재미있게 본 나.) 이대로 놓치긴 아쉬워 검색하니, 원작을 잘못 해석했다는 평이 많다. 원작자인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일단 우아한 주제가를 믿고 선택.

화려한 의상과 소품 그리고 이를 소화해낸 명배우 디카프리오가 나오니, 책의 내용은 차치하고, 시각적으로 만족스럽다. 특히 개츠비가 데이지에게 보내는 촉촉한 눈길은 순수한 사랑 그 자체였다. 게다가 핑크색 수트가 이만큼 잘 어울리는 사람을 본 적 있었던가? 개츠비 역할은 그의 외모를 더욱 빛나게 해 주었으니, 원작을 왜곡했다 할 지라도, 보는 나는 행복했다.

그런데 개츠비가 그토록 사랑하는 여인 데이지는, 멋진 여자는 아닌 것 같다. 혹시,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하이웨이 맨>★★★✰✰

내 취향 영화라고 추천하는 데, 이런 영화는 넘쳐난다. 그러나 실화를 다룬 범죄영화라니 안 볼 수가 없구나. 우디 해럴슨, 케빈 코스트너, 케시 베이츠 주연. 앞의 두 사람보다 케시 베이츠가 나온다길래 선택했는데, (미저리) 그녀는 우정출연에 가까웠다.

실화인 '보니와 클라이드'사건을 몰라도 영화를 보는 데는 전혀 문제없다. 아쉬운 점은, 케빈 코스트너라는 배우. 전직 텍사스 레인저의 활약을 담기에는 그의 몸이 예전과 너무 달랐다. 액션물 제법 찍었던 배우 아닌가? 상대방을 쫓는 장면이 나오는데, 보는 내가 숨이 찰 지경이다. 참고로 그는 `55년생, 로버트 레드포드는 '36년생이다. 선배들을 보며 노력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할리우드 스타니까.

내용을 떠나, 배우에 대해 실망... 나만 그런가?


<모뉴먼츠 맨>★★★★✰

조지 클루니와 맷 데이먼 주연. 2차 대전 당시 독일군(히틀러)이 유명 미술작품을 강제로 압수하려들고, 이를 저지하는 예술품 전담부대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만약 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쯤 그 작품들을 볼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미술작품 수호에 한 몸 바쳤던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 나만 갖게 된 건 아니겠지?

(조지 클루니 감독, 주연의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안 봄. 이미 그래비티에서 우주 미아가 됐는데, 왜 또 미련이 남으셨나... 배우도 멋지고, 우주 관련 영화는 좋아하지만.)


<건지 감자 껍질 파이 북클럽>★★★✰✰

릴리 콜린스의 <레 미제라블>을 검색하니, 릴리 제임스 영화를 보여준다.(연관 검색어의 오지랖)

예고편을 보니 멋진 풍광이 펼쳐질 것 같다. 책과 비교해 볼 때 실망스러운 부분은 없었다.

그런데 왜 영화나 드라마에는, 약혼한 사람들이 우연히 만난 대상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지 모르겠다. 진짜 인연이 따로 있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맹세란 게 그렇게 약하다면 누굴 믿을 수 있을까. 확신이 없으면서 반지는 왜 받고, 괜찮은 상대에게 상처 주는지. (남자든 여자든)

이 또한 나만의 생각일까?


<맹크>★★★★✰

영화 '시민 케인'을 몰라도 보는 데 큰 문제는 없다. 시민 케인을 모르면 이해하기 힘들다, 영화적 재미를 모른다고 하는 데, 주인공인 맹크에게 좀 더 초점을 맞추면 될 듯. 게리 올드만이 맡은 역 중 그나마 가장 평범한 캐릭터로 보인다. 레옹에서 맡은 형사 역 때문에 실제 성격도 비슷할 거라 믿었다. 이야말로 나만 그렇겠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보고 싶은 영화를 찾지 못할 때를 대비해 미뤄둔 영화.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는 대부분 욕설과 총질이 난무하지만, 공포감을 주지는 않는다. B급 정서 가득한 A급 스토리! 타란티노 감독이 영화를 그만 두면, 수많은 팬들이 아쉬워할 것 같다. 이건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실은, 지난주 넷플릭스 해지 1주일을 앞두고 저녁마다 벼락치기하듯 영화를 봤다. 개봉 당시엔 관심 없었지만 끝끝내 모른 척하기엔 아쉬운 영화부터, 연관검색어 덕분에 만난 영화까지 몰아보았다.

‘이제는 미련 없다.’라고 돌아서기 무섭게, 이메일을 받게 되니 또 한 번 망설인다. 그래도 단칼에 해지.

인스타도 페북도 한 번에 탈퇴했지만, 넷플은 언제든 다시 가입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The show must go on.



해지 날짜를 잘 못 알고 미리 탈퇴했더니, 계속 보라고 한다. 그래서 한 편을 더 보고 말았다.

<옥토버 스카이>★★★★✰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의 순수한 열망과 노력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빌리 엘리어트'도 생각나고, 4명의 청춘을 보니 '스탠 바이 미(나의 인생 영화)'도 떠오른다.

제이크 질렌홀의 풋풋한 모습, 귀여운 미소도 감상했으니 이 영화 보길 정말 잘했구나~.

*제이크 질렌홀은 점점 변하는 것 같다. <나이트 크롤러>에서 보여준 연기는 충격적이었다. 소시오패스 같은 행동에 눈을 희번덕거리며, 사백안을 보여줄 때 소름 끼쳤다.


*넷플릭스에(다시) 들어오길 바라는 작품*

<Fake or Fortune> 미술 탐정단

<다운튼 애비> 시리즈가 너무 길다면, 릴리 콜린스 주연의 <레미제라블> 6부작.

'레 미제라블'은 여러 차례 봤지만, 연기자들의 색깔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자베르 형사 역을 맡았던 존 말코비치와 제프리 러쉬의 연기는 잊을 수가 없다. 반면 러셀 크로우는 역이 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게다가 노래할 때 삑사리 나지 않았던가?


*극장에 가지 않아 좋은 점*

팝콘 냄새를 맡지 않아서 좋다.

영화 해설자와 질문자의 대화를 듣지 않아서 좋다.

스마트폰의 불빛에 눈부실 일이 없다.

타인의 사생활-전화통화-을 몰라서 좋다.

마사지체어를 경험하지 않아서 좋다.

(여태 이 모든 것을 참아냈으니, 다시 갈 수 있는 날이 꼭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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