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 파수꾼의 신기한 동물 사전

책 <누가 내 이름을 이렇게 지었어?>

by 깔깔마녀

범고래의 영어 이름은 Killer Whale이다. 학명은 Orcinus orca '지하 세계 바다 괴물'로 번역된다. 이름 때문에 난폭하고 잔인한 생명체로 간주되어 왔지만 실제로 인간을 공격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누가 이름을 이렇게 붙였는지 모르지만, 범고래 역시 하나의 포식자일 뿐 의도를 갖고 상대를 해치는 존재는 아니다. 그들은 사회집단을 이루며 연장자의 지도하에 행동하고, 사람과 마찬가지로 가족을 잃은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하며, 먹잇감을 찾는 데도 전략적으로 행동한다. 실제로 북아메리카의 어느 원주민들은 범고래를 바다의 가장 영리한 존재로 여기고 신봉한다니, 섣불리 이름만 갖고 판단해선 안될 것 같다.

실은 범고래뿐만 아니다. 머리가 노란 네오팔파 도널드트럼피나방말벌(스페인어로 avispa: 공격적이고 성미가 급한 사람, p111)도 이름의 뜻을 알았다면 적잖이 실망할 것 같다.


이름에 대한 선입견은 아니지만 제대로 몰라봤던 존재가 있다. 맛있는 수산자원 문어이야기다.

저자는 산호초 물고기의 개체수를 조사하던 중 문어를 만났다. 문어가 그의 연필을 꼭 쥐는 손(발) 놀림이 예사롭지 않음을 직감하고 행동을 주시한다. 그 후 문어에 대해 자세히 연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문어의 뇌는 아홉 개이고 심장은 세 개이며, 침팬지나 돌고래보다 더 복잡한 행동을 하고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무엇보다 문어의 진화 역사가 5억 년이 넘었다”는 사실을 알면 더욱 놀랄 것이다. 무척추동물 중 뇌가 가장 크다고 하니, 그 능력이 더욱 궁금해진다.

그렇다면 오래전에 들었던 *예언자 문어 '파울'의 이야기가 완전히 엉터리는 아니었나 보다.

내가 묵었던 호텔룸 내부(서랍 손잡이, 옷걸이도 문어)

멕시코 생물학자이자 바다거북 파수꾼인이 풀어낸 동물 생태에 관한 책

누가 내 이름을 이렇게 지었어?

오스카르 마란다 지음/ 동녘 출판사


바다거북 알이 최음제라는 근거 없는 믿음 때문에 거북 알과 고기가 불법 거래되는 현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활동에 참여했다. 부화를 위해 해안가로 올라오는 바다거북을 지키고 밀렵꾼을 감시하는 등 바다거북 보호 운동에 앞장서며, 바다거북 보호에 대한 인식을 지역사회에 널리 알리기도 했다. 혹등고래 관련 일과 야생동식물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블로그와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범고래, 문어 외에도 말벌에게 목젖을 쏘였던 일, 침팬지에게 침세례 당했던 일, 부상당한 갈매기를 치료하느라 자신의 결혼식장에 늦게 참석했던 일 등 특이한 경험담이 가득하다. 생물 교과서에서는 보기 힘든 동식물의 뒷이야기가, 저자의 따뜻한 시선과 함께 펼쳐진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아마도 하늘과 숲, 바다를 보고 그저 마음을 여는 일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한 안경을 쓸 필요가 없고, 자연에 대한 고급 지식이 필요하지도 않다. 필요한 것은 오로지 우리 주변의 위대한 존재들에 대해 약간의 관용과 공감을 갖고, 자연의 풍요로운 느낌을 마음속에 담는 것이다.
(나가는 말 p314-315)

*예언자 문어 ‘파울’이 축구 경기의 우승팀을 점치는 능력이 있다고 했으나, 이는 믿거나 말거나.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들은 초록색으로 표기

*책 내용을 바탕으로 옮긴 부분은 굵게 처리

원제: El lenguaje secreto de la naturaleza

(The secret language of nature. 자연의 비밀 언어)



*감명 깊게 본 다큐멘터리*

범고래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영화 <Saving Luna>

회색곰 관찰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Grizzly man>

지구 생태계에 대해 눈을 뜨게 해 준 다큐멘터리 <하나뿐인 지구> (종영)


*생각나는 영화* (동물만 나올 뿐 책과는 무관)

맷 데이먼 주연의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스필버그 감독의 <워 호스>

미련 곰탱이 아닌 귀염둥이 <패딩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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