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보는 글쓰기

브런치 공모전 도전 후

by 깔깔마녀

5월 29일은 브런치 공모전 발표일이다.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예상은 했고 역시 '그리고 아무일도 없었다.'로 일단락. 그런데 담담하다. 평소와 달리 아쉬운 마음도 딱 3초 이상 가지 않았다.

이유를 분석하자면, 2020년 시작과 함께 전인류가 너무나 큰 일을 겪었고, 지금도 그런 상황이라 이 정도의 일에는 무감각해진 것 같다. 아니면 마음의 근육이 생긴건지, 마음고생으로 주름이 생긴건지 여하튼 낙담하는 기분이 오래가지 않았다. 다음은, 공모전 참가자가 얼마나 많은지를 내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대게 입사원서/ 공모전은 이메일이나 우편접수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얼마나 많은 지원자가 응시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런데 공개지원하는 방식을 보며 참가자가 얼마나 많은지를 보니 경쟁률도 가늠할 수 있었고, 나아가 당락여부를 점쳐볼 수 있었다. 확률적으로 분석한다고 될 일은 아니지만, 지원자 가운데는 실력이 남다른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집착하는 마음이 사라진다. 끝으로 내가 나를 알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치고 고쳐도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읽어보면, 뭔가 어색한 부분이 나온다. 화자인 내가 아는 데, 그들이라고 (심사) 모를 리가... 그래서 억울한 마음이나 허전함이 남지 않는 것 같다.



물론 1차 합격이라는 의미는 남다를 것도 같다. 분명 글쓰기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도 되고, 도전과 성취로 인한 희열은 특별하니까. 거저 주어지는게 아니라, 노력과 시간의 투자로 인한 결과물이니까. 그렇다면 떨어진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았을까? 꿈을 이룬 사람들만 노력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살고 있음에도 결과로 인해 그 모습들이 가려질 뿐이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최선을 다했다고 모든 일을 이룬다면, 이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는 말이 나왔을까. 그래서 더 노력할 뿐이다.



결과와 상관없이, 매일 혼자 글을 쓰다가, 공모전을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되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고로 실망은 금물이다. 별로 도움도 안된다.

그 시간도 아깝다. 읽어야 할 좋은 책이 정말 많고, 하루에도 쏟아지는 신간이 얼마나 다양한지...

집중할 또 다른 일도 있는 데, 겨우 한 번의 공모전이 나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

게다가, 나는 안다. 뒤돌아보면 내가 얼마나 많이 왔는지...절대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고 믿는다.

글을 쓰는 것은 일상의 부분이며, 나를 돌아보는 일이다. 다만 너무 내 감정과 내 생각에만 심취해서, 글만 쓰는 바보 혹은 *책만 읽는 바보는 되지 않을테다.


하나 더! 자신에게 가하는 채찍질은 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무수히 많은 채찍질을 당하며 살았을 테니까... 하루의 즐거운 시간, 나와 만나는 시간, 내 안의 행복을 발견하는 그 시간이 바로 글을 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대가들도 그랬다. "*아무리 완벽을 기하려고 해도 불완전한 게 문장"이라고. 영감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주어지는 게 절대 아니라고.


"Keep calm and write?* shup up and write~"






*이덕무가 스스로 책만 보는 바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이승우 <소설가의 귓속말> 에서 읽은 대목을 인용했습니다. 문장 하나하나 되새기듯 읽었던 책, 공감하는 대목이 너무 많았던 책인데 글쓰기에도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walk the moon 의 노래 <shut up and dance>를 듣다가 떠올랐을 뿐, 저 단어는 제가 주로 사용하는 언어, 즉 생활밀착형 용어는 아닙니다.




그리고 앞으로 브런치의 맞춤법은 의심하기로 했다.

분명 오타가 있는데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나온다. 어제 글을 고치면서 틀린 글자를 발견했고, 캡쳐하려다 말았다. 토시 하나하나 뜯어보고 고치려드니, 점점 사람이 쪼잔해지는 것 같다. 작은일에 연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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