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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깔깔마녀 Feb 28. 2022

지난 2년간,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소통방식에 대한 생각


 지난 2년(2020~2021)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특히 사람들의 관계와 소통방식에 대해 여러 각도로 바라보며, 세상을 다시 배운 기분이 든다.  

슬프게도, 선의가 반드시 진심으로 전해지는 것도 아님을 알게 되었고, 역지사지를 함부로 내뱉어선 안됨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지금 세상이 불안과 피로로 가득한 시대라서 그런 걸까, 혼자만 예민한 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다시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곤 한다. 

"모든 걸 이해하려 들지 말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 얼마 전 누군가 내게 보낸 문자로 인해 생각이 많아졌다. 겉으로는 문제 될 게 전혀 없었음에도, 뭔지 모를 불편함이 들었다. 예의 없는 행동도 아니었는데, 반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물론 혼자 생각하고 끝내버렸다.) 바로, 다음의 두 가지다.


첫째, 늘 긍정적으로 살라는 말 긍정적인 태도는 좋다. 하지만 늘 그렇게 사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도 안된다. 오히려 현실을 직시하고 부정할 것은 강하게 부정해야 할 경우도 많다.

특히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겪은 이들에게, 무조건적인 낙관이나 긍정을 강요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보였다. 

"어떻게, 그렇게 힘든 일을 겪었는데,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할 수 있을까. " 

자신의 감정에 충분히 젖어야 하지 않을까. 긍정하고 스스로를 다독인다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을 모른척하다 몸에서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를 보곤 했다. 힘들면 힘든 만큼 쉬고, 그래도 힘들면 도움을 요청하는 게 맞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혼자 감내하고 일어서라고 은근히 주입시키는 것 같다. 


둘째, "원래 그래."라는 말. 

이는 더 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게 만드는 무시무시한 말 같다. 원래 그러니 더 이상 묻지 마, 원래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마, 원래 그래... 물론 입에 편하게 붙은 단어일 뿐이겠지. 


상황마다 달리 해석할 수 있을테니 받아들이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힘이 되고 때로는 독이 되고, 때때로 폭력행사의 도구로도 쓰이는 말.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것 자체가 피곤한 일로 비치겠지만, 유독 곱씹었던 일이라서 적게 되었다. 아, 이 또한 나의 오해에서 비롯된 생각일 수 있다. 내 주장이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니며 내 발언의 효력은 미미함을 기본값으로 정해두니, 말할 용기가 났을지도. 


그나저나, 무심코 내뱉었던 수많은 말들을 모두 떠올릴 수 없으니, 정말 다행이다!



*예전에 <내가 배워야 할 것은 모두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을 본 기억이 난다. 제목만으로 볼 때, 어린 시절에 인생을 깨우친 그 사람은, 그 후에 다가온 시간은 어렵지 않았을까? 세상은 온통 의문으로 가득하다. 풀리지 않는 문제는 넘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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