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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깔깔마녀 Apr 13. 2022

가끔은 일부러 다른 곳에 마음을 돌려야 한다.

내가 선택한  일탈,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

인생의 기본값은 고달프다?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다.

그동안 고달픈 것도 모르고 그냥 살았던가. 힘들다고 생각할 때마다, 영화&음악&미술&책&여행 이런 것들로 일상에서 벗어났고, 그렇게 또 버텨냈던 것 같다. 가끔은 마음 통하는- 늘 통할 줄 알았지만 그건 아니었다. 당연하지.- 사람들과 무의미한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의 짐을 벗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특히, 공허함과 피로감이 몰려드는 시간적 간격이 좁아진 것 같다. 현재의 상황을 탓하고 원인으로 돌리고 싶지만, 모든 이유가 그것과 직결되는 것은 아님을 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좌절하고 힘들다고만 하면, 정말 힘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또다시 추스르고 전진해야 한다. 혼자서? 아니, 다른 무언가와 함께 할 수 있다. 별 것 아닌 것에서도 희망을 찾고,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처럼, 이번에는 다름 아닌 이 드라마를 통해, 잠시나마 삶의 위로를 받은 것 같다. 

<나의 해방 일지>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내 마음을 표현하기 힘든 데, 문득 어디선가 들리는 노래 가사라든지, 혹은 라디오에서 소개해주는 책이 그랬다든지...

예고편만 봤을 땐, 좀 칙칙하고 어두워 보였다. 축 쳐진 기운이 가득하고, 답답한 이야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연히 2회 중간부터 봤는데 생각이 달라졌다. 다음 편이 궁금하다. (궁금하다= 보고 싶다.)

1,2부를 이어 본 다음, 홈페이지까지 방문했다. 작가는 누구일까.  연관 검색으로 "나의 아저씨"가 나온다.  고민 말고 봐야겠다. 이번에도 끌림의 법칙이 통했나 보다. 


다행히 아직 2부까지 왔고, (나의 아저씨는 방송이 끝나고 3년 뒤에 봤다. 물론 파울로 코엘료보다 먼저 봄!) 이번에는 정주행, 아니 비슷한 속도로는 갈 생각이다. <나의 해방 일지>에 나오는 주인공과는 상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는 공감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나름의 아픔과 고민이 있기 때문일까.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보편적으로 통하는 감정... 그래서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고 하는 걸, 이제는 충분히 알겠다.


이렇게 가끔은 다른 곳에 마음을 돌려야 한다. 드라마는 현실과는 다르다고 말한다면, 그 말에 반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드라마를 통해 내 마음을 달리 바라볼 수 있으니, 현실과 동떨어져도 괜찮다. 삶의 소중함, 존재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면, 너무 과장일지라도, 이야말로 행운 아닐까.

오늘 나의 마음을 기억하기 위해 글로 남겨본다. 참으로 유치하고 시시콜콜할지라도.   




침묵하는 그들(염미정과 동호회 활동을 하지 않는 두 사람, 그리고 염미정과 손석구)이 앞으로 어떻게 이 고요한 적막을 깨부술지 궁금하다.

드라마 보며 울고 웃는 게 이해되지 않았던 시절도 있다.  지금은 "좀" 다르다. 이런 솔직한 감정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과 연결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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