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났다.
최근 2년 넘도록 친구는커녕 옛 동료도 지인도 거의 만나질 못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4시간 가까운 시간을 계속해서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눴다.
S는 대학교 때 입학식 후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처음 만난 사이다.
그때 인적 사항을 기록하는 데, S가 내게 볼펜을 빌렸고 그게 계기가 되어 지금껏 연락을 취하며 살고 있다.
물론 1년에 한 번 겨우 만나는 게 전부였지만, 항상 생각했던 친구라 - 늘 내가 불러낸 것 같다. 이번에 이런 공연이 있고 전시가 있으니 함께 가...- 그간의 공백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 입 운동을 너무 오랜만에 했더니 얼굴 근육이 얼얼하다.
마스크 벗고 이렇게 가까이서 이야기한 건 처음이다.
여태 꽁꽁 무장한 체 살다, 오랜만에 내 마음의 빗장을 풀고
마음껏 즐겼더니
아프던 곳도 아무렇지 않게 느껴진다. 근육통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게 정말 기분 탓일까?
여하튼 헤어지고 난 후에도 계속 좋은 기분이 남는다.
왜, 가끔 친구나 누군가에게 마음을 터놓았는데
돌아가는 길에 약간의 후회, 허전함이 들 때가 종종 있지 않은가.
'뭐지, 나만 고민했네...'
피곤한 어제와 달리, 오늘은 에너지를 얻었으니, 이것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결론은?'역시 만남은 가려서 해야 해.' ^^
만날 사람은 또 이렇게 이어지나 보다. 고로 지난 일, 중요하지 않은 관계는 과감하게 잊고 내게 오롯이 집중해야겠다. 사실 많은 사람들을 챙기며 살았던 지난날을 돌아보니, 내 에너지만큼 상대도 똑같이 균형을 이루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괜히 서운하며 생각만 많아졌던 적도 있다.
끝없이 이어질 것으로 착각했던 관계도, 몇 초만에 손가락 하나로 손절되는 세상이라 좀 삭막했다.
자연스럽게 오가는 만남, 너무 연연해하지 않겠지만
소중한 연은 또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존중~, 추앙! 요즘은 이게 대세 아닌가요?
가끔 좋은 감정을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어, 그날 그날 곧바로 일기를 남깁니다.
별 것 아닌 일이지만, 제게는 중요한 감정이니까요.
사소하고 작은 행복을 종종 느끼며 사는맛, 그게 인생의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