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21세기, 태도도 함께 발전하길 기대하며
병원 진료( 진료과, 병원, 의사 이름은 생략) 중 있었던 일이다.
내가 아파서 소리를 좀 크게 냈더니, 의사가 " 아, 진짜 진료 보기 싫어진다."라는 말을 무려 세 번이나 했다.
환자 앞에서 할 소리는 아닌 것 같다.
환자는 병원에 오면 위축된다. 긴장되고,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내가 의사에게 발길질을 했거나 삿대질, 욕설을 퍼부은 것도 아닌데, 단지 엄살- 의사들은 중환자를 너무 많이 봐서 내 증상은 아픈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을 테니,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을 떨었을 뿐인데...
그렇다고 이런 말을, 환자 앞에서, 그것도 세 번! 삼세번 좋아한다더니, 바로 그런 건가?
진짜 나도 기분이 안 좋았다.
왜, 내가 잘 못한 게 뭔데! 내 의사표현을 -아프다고- 했는데, 그게 그렇게 불쾌했나?
지금은 21세기, 2022년이다.
요즘 병원은 어디나 친절하고 환자를 무척이나 배려해준다. 3분 진료도 더 해주는 분도 계셨다. 과잉진료는커녕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대안 요법도 제안해 주시기도 했다. 사적인 이야기도 먼저 꺼내서 하신 분도 계셨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정확한 진단임을 잘 안다. 친절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황송하다.
감동을 주는 의료진도 얼마나 많은데.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고 의사 선생님들과 간호사분들이 무척 힘들다는 것도 잘 안다.
이 한 사람으로 인해 모두를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그 선생님과 나는 분명 서로 불편했던 관계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듣고만 있어야 했고, 상대는 이미 말을 뱉었다.
본인도 힘은 들겠지만, 이런 말을 대놓고 하는 건, 환자를 무시하는 것으로 보였다.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다정한 것만 살아남는다...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다.
책 제목인 건 알고 계시려나.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 글을 쓰면 대체로 없던 일처럼 사라지는 데- 글은 남잖아?-
오늘은 계속 몸이 아프기 때문인지, 여전히 불쾌하다.
습도도 높고 축축한 데, 왜 마음까지 힘들어야 하나.
아픈 사람들을 귀찮게 여기는 병원에는 다시 가지 않을 생각이다.
물론 아쉬운 건 환자다.
그러나 좋은 병원은 더 많다.
몸과 마음이 힘든 이들에게, 이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는 확신이 들 수 있다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