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람에서 한사람으로.
사랑 따위의 진부한 글을 쓰기는 싫었다.
거리에서 들려오는 노래, 드라마 주제, 베스트 셀러, 모든 매체의 중심에는 온통 사랑 얘기뿐이라, 적어도 내게는 사랑얘기란 참으로도 매력없는 주제거리였다.
하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형도시인의 빈집 주인공이 내가 될 줄이야.
가엾은 내사랑 드디어 빈집에 갇히고야 만 것이다.
그와 나는 정확히 2년을 만났고, 서로를 소울메이트라 여겼다.
둘다 돈 없는 가난뱅이 대학원 재학 시절에 만나, 비슷한 시기에 취업을 하게 된 것까지는 좋았으나, 사실상 내가 그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부터 나는 그를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했다.
겨우 사회 생활을 시작하여 준비가 덜 된 그에게 서울의 집값이며, 결혼 준비에 관련된 얘기를 꺼내며 그를 불편하게 했을뿐더러, 그에게 상처 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으면서도 언제나 나를 변함없이 사랑해줄것이라 여겼다. 회사일때문에 피곤하다고 주말에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혼자 쉬는 일도 다반사, 하루에 연락을 하지 않은 일도 다반사, 소 처럼 큰 눈망울을 가진 그의 눈에서 수없이 흐르는 눈물도 보았지만 그는 나를 키다리 아저씨처럼 기다려주었다.
하지만 그는 나에게 헤어짐을 고했고, 여느 유행가 가사처럼, 나란 사람도 떠난 후에야 소중함을 알게 되는 뒷북치는 여자였다.
피천득의 인연에서처럼, 평생을 그리워하면서 만나지 못하는 그런 슬픈 인연은 되고 싶지 않다.
그와 떨어져 있는 이 시간동안, 내 마음을 닦고 정화하며, 그에게 했던 모진 행동들을 깊이 되내이고 반성할것이다. 우리 인연의 끈은 긴 실타래로 연결되어, 결국에는 만나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건강 늘 조심하고, 야근할때 밥 잘 챙겨먹고, 다른 여자도 많이 만나보고, 그리고 나에게 와 주렴.
언젠가 그에게 웃으며 이 글을 보여줄 그 떄를 기약하며, 퉁퉁 부어 못생겨져버린 내 얼굴에 살짝 미소를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