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 하지 무렵의 감자“
들녘의 벼들은 모사리를 끝내고
이제는 목장을 만들려는 듯
하루가 다르게 초원으로 변해 간다.
이른 봄, 손 호호 불며 심었던 감자 밭.
지금은 예쁜 감자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권태응 시인의 시가 절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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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꽃**
자주 꽃 핀 건 자주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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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밀, 쌀, 옥수수와 함께
세계 4대 작물 중 하나.
보릿고개를 넘던 시절,
감자는 허기를 달래준 생명의 은인이었다.
하지가 지나면
감자를 제일 먼저 수확할 수 있었기에
우리는 다래끼를 옆에 차고
감자밭으로 달려갔다.
햇감자 쪄서, 열무김치 곁들여
식구들과 나눠먹던 그날.
그 감자 맛은 꿀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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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무리 감자를 잘 요리해도
그때 그 맛은 나지 않는다.
굶주림을 모르고, 배불리 사는 시대.
그래서일까.
요즘 젊은이들은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나 있으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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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감자는 구황작물 그 이상이었어요.
‘살기 위해’ 캐고, 쪄서, 나눠 먹던 감자.
그 따뜻한 기억을 시처럼 풀어내신 글에는
배고픔도, 감사도, 자연에 대한 존경도 모두 담겨 있었어요.
이제는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생경한 세상이지만,
그 시절 감자꽃을 바라보던 마음만큼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