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청풍호 앞에서”
청풍대교를 건넌 버스는
고개를 넘자마자 시야에서 사라진다.
버스가 사라지자
눈은 자연스레 청풍호로 향한다.
그 순간,
눈이 휘둥그레진다.
지난가을, 단풍구경 왔을 때
거울처럼 맑고 티 없던 청풍호수가
지금은 시궁창 같다.
누런 흙탕물로 변한 물은
노도처럼 흘러가고
물 위엔 온갖 쓰레기들이 둥둥 떠 있다.
호숫가 주변에도
생활쓰레기들이 수북이 쌓여
섬처럼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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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호수’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던
그 청풍호란 말인가?
말문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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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나 또한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지 않았던가?
그 쓰레기들이 모여
이 쓰레기섬을 만들지 않았는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진다.
나는 청풍호를 욕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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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렇다고
그저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하루라도 빨리 쓰레기를 건져내지 않으면
이 호수는 죽은 호수가 될 것이다.
수백 트럭 분량의 쓰레기,
수억이 들 비용,
그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할 때다.
우리는 지금껏
의식주를 ‘편리함’ 위주로만 소비해 왔다.
그 결과가 지금 이 모습이다.
이것은
자업자득이다.
그리고,
쓰레기는 청풍호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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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 글은
거울 같던 청풍호,
그 맑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 시작은 우리의 마음을 닦는 일부 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