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키의 한 문장
밍키의 한 문장
공룡 장난감 소원에서 시작된,
나의 ‘공룡 산타’ 제안기
올해 산타소원상점 소원들을 하나하나 읽다가,
“공룡 장난감을 갖고 싶어요”라는
한 장애 아이의 문장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단순히 장난감을 원해서라기보다,
그 문장들 뒤에 공룡 책을 읽고,
공룡 동영상을 찾아보고,
머릿속에서 수많은 공룡 이야기를 키우고 있을
아이의 얼굴이 그려졌다.
그때 떠오른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공룡 피규어로 가득한 집무실,
아이들에게 과학을 ‘어려운 지식’이 아니라
‘재밌는 이야기와 질문’으로 건네온 사람.
게다가 파주 출신에 일산 거주라,
경기북부 아이들과도 같은 하늘을 닿고 있는
어른이기도 했다.
사실 꽤 오래 망설였다.
“내가 이런 문자를 보내도 되나?”
“이건 너무 쌩뚱맞은 제안 아닐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한 번쯤은,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와 공룡을 사랑하는 어른을
연결해보고 싶다.’
결국 나는 조심스럽게 문자를 보냈다.
‘ 10월의 하늘’ 영상을 인상 깊게 봤다고,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의 차이를
‘문화의 차이’로
보신 관점이 정말 좋았다고,
그리고 지금 경기북부 산타소원상점에 공룡 인형을
소원으로 적은 아이에 대한 이야기…
’ 공룡 산타‘가 되어 주실 수 있을지
한 번 여쭤보고 싶다고.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기분 좋은 그 순간을
함께해 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잠시 뒤, 답장이 왔다.
“죄송합니다. 제가 내일 아라온호를 탑니다.
당분간 연락이 안 됩니다. 연말까지.”
남극/북극 연구선 아라온호를 타고 출항하면
연락이 거의 안 되는 걸 알고 있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상황이 충분히 이해되었다.
“아, 올 겨울 공룡 산타 카드는 여기 까지구나” 하는
마음도 함께 들었다.
나는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
바쁘신 와중에도 답장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엉뚱한 제안일 수도 있는 내 메시지에
응답해 주셔서
그 마음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다고,
공룡과 과학으로 아이들에게 질문을 건네는
선생님의 활동을 계속 응원하겠다고.
그렇게 해서
경기북부 공룡 산타 프로젝트는
이번 겨울에는 열리지 못한
작은 상상으로 남았다.
하지만 공룡 인형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
그리고 그 소원을 들고 누군가에게 조심스럽게
제안까지 해본 나의 시도는
분명 하나의 기록으로 남았다.
언젠가,
내 이름으로 또 다른 판을 열게 되는 시기가 온다면,
그때 나는 이 에피소드를 이렇게 말할 것 같다.
“한 번쯤은,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공룡을 사랑하는 어른을 연결해보고 싶었다고.”
이번엔 문 앞에서 멈췄지만,
문을 두드려 본 사람에게만
남는 감각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