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문장들_ 다시, 봄의 문장들
시골의 문장들_ 다시, 봄의 문장들
" 봄 내음의 첫 신호 "
제 아무리 동장군이 앙탈을 부려도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 속에 묻어 있는
싱그러운 봄 내음을 조금이라도 맞기만 하는 날에는
"앗! 뜨거라"꼬랑지를 말아 쥐고는
걸음아 나 살리라고 삼십육계 줄 행낭을 치는 모습을
머지않아 곧 보게 될 것이다.
아지랑이가 아롱아롱거리면서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비틀 비틀 걸음질을 치는 것은
동장군을 몰아내느라고 심하게 몸싸움을 하느라고
비틀 걸음질을 치는 것을.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좋아서 그러는 줄로
지금껏 착각을 하고 있지를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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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글은 겨울을 '추운 계절'로만 두지 않는다.
겨울은 늘 마지막까지 버티는 존재이고,
그 버팀이 끝나야 비로소 봄이 온다고 말한다.
나는 특히 "찬바람 속에 조금은 상큼한 봄 냄새가 묻어난다"는 대목에서 멈칫했다.
봄은 대단하게 등장하지 않는다.
동장군이 아무리 고집을 부려도,
봄은 이미 바람 안에 아주 조금씩 섞여 있다.
그 미세한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아직 춥지만, 어딘가 따뜻해진 공기.
나는 그날 "아, 봄이구나"가 아니라
"아, 이제 곧 떠나겠구나"라고 말하게 된다.
겨울에게가 아니라, 내 마음 안의 오래된 움츠림에게.
아버지는 속담을 끌어와 웃기기도 하고,
절기를 들며 단정하게 설명하기도 하지만
결국 말하고 싶은 건 하나처럼 보인다.
끝까지 버텨도, 계절은 바뀐다.
그리고 그 바뀜은 늘 '먼저' 냄새로 온다.
봄이 온다가 아니라
변화는 늘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