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문장들_ 다시, 봄의 문장들
시골의 문장들_ 다시, 봄의 문장들
" 졸졸졸, 봄이 먼저 말을 건다 "
따스한 봄볕이 살포시 내려앉아
섬섬옥수(纖纖玉手) 같은
해님의 고운 손으로 어루만지자
들녘은 부활(復活) 하듯 부스스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켠다.
기지개 켜는 소리에 잠이 깨인 시냇물도
한 동안 잊고 지낸 친구들의 소식이 그리운지
졸졸졸 노래하듯 흥얼거리면서
지난가을 헤어진 친구들을 찾아 나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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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글에서 봄은 '계절'이기보다 손길이다.
해님의 손이 들녘을 어루만지면,
들녘은 스스로 깨어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누가 밀어내지 않아도.
그저 '살포시' 내려앉은 온기 하나로.
나는 "시냇물이 친구들을 찾아 나선다"는
문장에서 마음이 멈췄다.
봄이 오면 자연은 더 바빠지는데,
그 바쁨이 조급함이 아니라
그리움이 움직이는 방식처럼 느껴진다.
내 안에도 그런 시냇물이 있는 것 같다.
한동안 잊고 지낸 마음,
오래된 나의 속도,
나의 고향 같은 것들.
봄은 나에게 늘 '시작'이 아니라
되돌아가도 괜찮다는 허락으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