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旅나그네 여 行다닐 행)
1.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남편과 함께 뉴욕을 여행하는 세 번째 날의 새벽에 브런치를 쓰고 있다.
한국에서 뉴욕까지의 비행은 약 14시간.
시차로 인해 한국보다 13시간이 느린 이곳에 도착하면, 마치 하루를 더 사는 듯한 기분이 든다. 14시간 전에 한국을 떠났는데, 긴 비행 끝에 다시 출발일을 맞이한다.
현재 뉴욕여행 3일 차의 새벽이다. 낮과 밤이 바뀐 뉴욕에서,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오롯이 나 그리고 우리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경험한 뉴욕은 상반된 경험을 주는 도시인 것 같다. 가로, 세로 길게 뻗은 격자형 도로와 고층의 건물로부터 바쁜 뉴욕의 일상을 보여주면서도,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자주 멈추게 하여, 시간을 선물하고 여유를 느끼게 한다. 도로의 블록마다 마주하게 되는 공원은 우리에게 자연 속에서의 여유를 즐겁게 선사한다.
뉴욕은 삶의 균형을 경험하게 하는 공간이다. 도심의 모든 곳을 자본주의의 생산성으로 채우는 대신, 바쁜 이들에게 공원을 통해 휴식을 제공하며 자연스럽게 여유와 사색을 위한 여백을 건넨다. 그 여백이 이 도시를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여행의 목적은 다양하다. 휴식, 기분전환, 견문확장, 탐험 등 각자의 목적으로 일상을 떠나게 된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은, 알지 못했던 나와 우리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낯선 공간에서 서면, 그동안 알아채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이 예기치 않게 드러나기도 한다.
글을 쓰다 보니, 해가 뜨고 아침이 시작된다. 오늘, 뉴욕에서 또 어떤 나와 우리를 맞이하게 될까.
에피소드-
이번 브런치는 뉴욕의 새벽시간에 쓰게 되었어요. 일상을 떠난 여행지에서 브런치로 다시 일상을 경험하며, 내가 글쓰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이건 여행목적이나 계획에 없던 일이었으니까요. 낯선 곳, 낯선 시간에서의 일상의 루틴은 또 다른 의미를 선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뉴욕에서도 맛있는 브런치 먹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