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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Jan 19. 2016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 첫날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

학교에서 요구하는 자격요건을 충족했다면 입학허가서와 함께 청구서(Invoice)를 받게 되는데 학비(Tuition)라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 학생에게는 드디어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게 된다.

Mar 30, 2012, 나이 서른에 Jay도 다시 학생이 된 것이다.
   

아직 캐나다에 온 지 7개월, 하고자 하는 말을 영어로 옮기는데 많이 부족함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와 답변을 머릿속으로 충분히 준비해서 일단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자연스레 향했다.
데모(Demonstration) 수업이 이루어지는 강의실에서 Jay를 포함한 7명의 학생이 있었는데 말을 걸어보고 싶었지만 당당한 표정들의 캐내디언들을 보니 영어울렁증이 도져서 일단은 참기로 했다. 
그때, 한눈에 보기에도 프렌치 셰프임을 알 수 있는 강한 억양을 가진 사람이 들어와 정적을 깨며 학교에 대해 설명을 하는데 다행히 느낌으로 중요한 말은 알아들은 것 같다. 
그 자리에서 Basic Level에 해당하는 시간표(Course Schedule)와 도구가방, 유니폼 등을 지급받는데 심장이 너무 크게 두근거려 혼자 괜히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시간이 많이 흘러 그때의 감정이 남아있지 않듯이 도구가방과 유니폼도 빛바랜 모습을 하고 있다. 직장에 별도의 도구와 유니폼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창고에 고이 보관되어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도구가방(Wüsthof제품) / 유니폼 / 교재-


도구가방은 내용물이 많아서 나중에 소개하기로 하자.

먼저 유니폼은 본인의 사이즈를 학교에 알려주면 오리엔테이션 날에 수령하게 되는데 정확하지는 않으나 상/하의 3벌, 앞치마 3장, 종이 모자(요리 모자) 3장, 타월 3장을 받게 된다. 
Jay의 경험상 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도구를 제외한 것들은 필요가 없다. 일단 유니폼은 불편하고 앞치마는 재질이 완전히 쓰레기다.
물론 수업에 참가하거나 시험을 위해 항상 깨끗하게 보이는 게 중요한데 유학생들에게 흰색의 빨래를 자주 하기란 쉽지 않다.
종이 모자(요리 모자)는 Free size로 뒤에 벨크로로 조절하여 머리 크기에 상관없이 사용이 가능하며 졸업하기까지 사용하기에 부족하므로 학교 내에 있는 부티크에서 구매가 가능하지만 나중엔 돈을 주고 사기 싫을 정도이다.
타월, 쉽게 말해 행주 역시 재질이 안 좋고 흰색이라서 관리하기에 쉽지 않으므로 별도로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행주 정도는 사제를 사용해도 뭐라 하지 않는다.
한 가지 더 학교에서는 미끄러운 바닥과 칼을 다루는 환경 때문에 반드시 논 슬립(Non-slip) 안전화(Steel-toe)를 신고 다녀야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 구매해야 하며 Jay는 Crocs에서 판매하는 논 슬립(Non-slip) 신발을 추천하고 싶다. 처음에 월마트에서 안전화를 구매했었는데 군화 뺨치게 무거워 갖다 버린 기억이 있다.

마지막으로 각 학기에 해당하는 교재를 각자 받게 된다.
교재는 바인더 형식으로 학기 시간표와 잡다한 정보들이 앞표지 내부에 꽂혀 있으며 내부에는 앞으로 배워야 할 요리들의 수업 자료로 이루어져 있다.

다시 오리엔테이션으로 돌아와 학교 관계자의 인솔 하에 학교 구경을 시작했다.
먼저 지하에 있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휴게실과 라커룸을 확인 후 Production Kitchen을 견학했는데,
Production Kitchen은 수업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를 준비하고 학교에 고용된 사람들의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 나중에 Jay는 이 Production Kitchen과 많은 인연을 맺게 된다.
다음에는 1층에 위치한 Le Cordon Bleu Signature Restaurant을 견학하고 학생들이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부티크(Boutique)를 확인했다.
처음 보는 학교 레스토랑과 주방의 모습은 위압감에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았으나, 나중엔 그 자리에 서서 직접 일하게 되니 무덤덤해져 갔다.
2층에는 데모 수업을 위한 강의실과 Cooking Kitchen, Pastry Kitchen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3층은 Cooking 및 Pastry 겸용 Kitchen이 있고 셰프들의 사무실이 구석에 숨어있다.

대충 오리엔테이션이 마무리되어 갈 즘 production Kitchen 셰프가 다가와 학생들에게 인사를 했다. 인상이 좋은 아줌마였는데 Jay는 입학하기 전에 Production Kitchen에서 Volunteer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어서 부족한 영어지만 간신히 의사를 전달했고 흔쾌히 다음 주부터 나오라는 답을 들었다. 

나중에 직업을 찾을 때 Volunteer 경력이 도움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고 기쁜 마음에 날아갈 듯했지만 혼자 하고 싶은 마음에 다른 친구들에게는 들키지 않으려 애썼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친구들은 관심도 없었다는 사실! 

이렇게 학교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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