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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Apr 03. 2017

생선구이

-집밥반찬레시피

생선구이

생선과 시름에 젖어 씨름을 한다.


그 옛날

반찬이 귀하던 시절,

생선이 밥상 위에 올라오는 날은

한 달 삼십날 중에

한번 올라올까 말까 했었는데..


 조상님 기일이나

어르신들 생신이 있는 달에는


' 누구네 집에 제산갑네, 생신이 있나보네'


거의 잔칫집마냥 생선의 비린내를

온동네 풍기곤 했었지.



생선의 대가리와 몸통의 굵직한 부분은

언제나 아버지

몫이였고

우리는

아버지가 남기신 뼈다구를  두손으로

곱게 받들어 핥아먹었던

어린 시절.


지금은 흔하디 흔한 생선과

언제라도 찾아가 먹을 수 있는 생선구이집도 즐비하지만.


정작 집에서는 특히

아파트 생활에서는

갇히는 냄새때문에 생선을 구워 먹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마음을 단디 먹고

친구들과 생선을 구워 보려고 

짜잔 ~




이렇게 만들었어요


준비재료

생선, 밀가루, 식용유


간단하죠>>>


요즈음은 생선 판매하는 곳에서도

뼈를 제거해 달라고하면 해 주고요.

마트에서 손질해서 판매하는 생선도

뼈를 거의 제거해서

비닐에 넣어 판매하고 있답니다.


우리 친구들에게는

이렇게 판매되는 생선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도해요.

물론 큰 뼈는 제거했다고 하지만

작은 가시는 완벽하게 제거 되지 않아서

먹을 때 가시를 골라내는 방법도 알려 주어야 한답니다.


그래서 

가능한

큰 생선을 구입한답니다.




1. 손질된 생선을 물기를 제거해요.

물기 때문에 기름이 튈 수 있으니

종이타월로 톡톡!  앞뒤로 닦아 주세요.



우리 친구들과

생선과 해산물로 활동을 한다는 일은

거의 도의 경지에 이르러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보기 싫다고 소리 지르는 녀석.

냄새난다고 코를 막고 돌아다니는 녀석.

징그럽다고 우는 녀석.

안 먹을거리고 도망치는 녀석.


아수라장이 되는 프로그램실에서

그래도

웃음을 입에 머금고

조곤조곤 설명을 하고

설득(?)을 시도한다.



2. 밀가루를 앞 뒤로 묻혀주세요.

밀가루를 묻혀 주는 것은

친구들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므로

물기를 한번 더 제거해 주는 것도 있지만,


구울때 형태가 부스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과

생선의 비린내를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우리는 생선의 형태가 부서지지 않도록 하는

의미에 비중을 두죠. 왜냐면

생선이 부서지면

친구들의 실망감이 커서 ㅠㅠ.



'내꺼어디갔어'

'생선어디갔어'

어디갔냐고 찾아내라고 하면 난감;;


생선에 밀가루 묻히는 활동은 엄청 좋아합니다.


'언제 생선이 징그럽다고 했는지..'



3. 팬에 기름을 넣고


4. 생선을 올려 주세요.


5. 앞 뒤로 노릇하게 구워요



생선굽기는

불을 사용하고 기름을 사용하는

 일이 어렵다.


청년기에 접어들고 성인기의 장애인에게는

해 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없듯이

하나씩, 한단계씩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기다려주는 일이

쉽게할 수 있는 사람이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



아무튼

우리 친구들과의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등이 축축하게 젖는 일이며

긴장하면서 살도록 한다.




by 장애인집밥반찬레시피

한국요리치료연구소 권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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