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후라이

무모한 도전 ?

감동의 계란후라이

눈물인지 땀인지

SAM_6388.JPG

무모한 도전이라고 만류했다.

"만난 지 4주만에 불사용을 하다니요."


4주라 하지만

'5시간도 채 보지 못했는데'

말이 되냐는 걱정의 목소리들을

뒤로 하고


활동계획서를 작성하면서

불 사용을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기대를 오가며

"할 수 있 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최면을 걸었다.



휴대용가스렌지를 사용합니다.

SAM_6397.JPG


달걀 후라이를 합니다.

SAM_6399.JPG


두번 세번 설명하고 힘주어 전한다.

직접 앞에 나와서

안쪽을 '딱'하고 소리날때까지

힘을 주어

가스버튼을 켜고

달걀후라이를 해야지만

먹을 수 있다고.


선생님이 해 주는 것이 아니라고

힘주어 강조하면서 설명했다.


긴장반 불안반

그럼에도 기대를 해 본다.


불사용을 잘 할 것이고

후라이를 만들어 낼것이다.



가스렌지 앞으로 나오는 것 조차도 두려운 사람

스스로 앞으로 나올수 있게 하는 방법도

나의 몫이다.

언제나 먼저이어야 하고

첫번째로 해야만하는 대상자를 뽑았다.


"일등! 일등으로 계란후라이를 하겠어요"

후다닥 일 번으로 나왔다.

SAM_6451.JPG

돌리고 돌리고 또 돌리고

불이 오를 때까지,

딱소리와 함께 '감'이 올 때까지

돌리고 돌리고 또 돌리고

한번의 성공을 위해

희망의 기다림을 배운다.



달걀을 그릇에 깨뜨리기가 불안한 사람

대개는 후라이팬 가장자리에 달걀을 톡톡쳐서

찌르르르 후라이를 연속으로 해먹는다.

그러나

조그만 그릇을 준비하고

그 위로 달걀을 손바닥 위에올려 놓고

숟가락 모서리로 톡톡

금이 가도록 치고

금이 간 껍질 사이로 손가락으로 벌려

달걀을 먼저 깨도록 지도한다.


이와 같이

활동을 세분화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보여 주어야

활동을 할 수 있다.


식용유 쫙, 계란 톡, 찌르르 소리와

뒤집기 툭, 접시에 옮겨담기까지의

일들을 한단계씩 보여주고

또 보여 주어야 한다.


한손에는 달걀, 한손에는 숟가락을 .

양 손의 협응이

마음과는 다르게 잘 안된다.


금이 가도록 톡톡했지만

손가락을 사용하려니

만지기가 싫단다.

내 손을 끌어다가 벌려 달라는 몸짓을 하지만

못 알아 들은 척 한다.

" 00씨~가 하지 않으면 못 먹어요"

먹을 없음에 강조한다.

SAM_6419.JPG

마지 못해 두 손을 엉거주춤 사용해서

벌린 달걀이 그릇에 떨어지지 않고

바닥에 떨어져버렸다.


지켜 보던 복지사선생님이

얼른 휴지를 들고 달려 오신다.


아니라고 하지 마시라고

만류를 한다.


계란을 엎은 대상자에게

휴지를 뽑아서 닦으라고 이야기하고

같이 닦는 모습을 보여준다.


손바닥만한 달걀를 닦는 일을

엄청난 일거리로 만들어 버리는 재주를

이 분들은 가지고 있다.

SAM_6427.JPG

사실 그랬다. 달랑

치우면 깨끗해 질텐데

넓게 넓게 아주 널직하게

만들어 놓고는

해맑게 웃으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도움을 받는 일에만 익숙해 있는

이들이 꼭

해봐야 하는 일이다.



뇌병변으로 온몸이 자유롭지 않다

숟가락을 잡는일도 어렵고

한손으로 달걀을 잡고 톡톡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릇에 달걀을 담아 놓고

숟가락을 두드리려고 한다.

이리 도망가고 저리 구르고

'달걀을 잡아 줄게요 '

허락하에 지긋히 달결을 눌러 주었다.

SAM_6282.JPG


휠체에 앉았지만

끝까지 자기 손으로 만들어 보는

기대가 엄청나다.

SAM_6366.JPG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지만

하다가 실수를 해 버리면

좌절감도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기에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도움을 원하는지 꼭 물어보아야 한다.


제가 잡아 준 그릇에

힘을 싣는 이 분


이 분의 몸이 제몸에 실려

내 몸이 내것이 아님을 ..

순간적인 힘에

감정이 울컥했다.


"아~ 너무 하고 싶었구나 "

(살고 있다는 것으로 느껴졌다)


SAM_6231.JPG


한쪽 팔을 깁스를 했지만

한 손으로도

SAM_6324.JPG

반질반질~~ 항상 입으로만

하는 우리의 00군.

능수능란하게 척척 잘 해 내니

가까이 오지 말란다.

진짜 잘함 인정!!!


SAM_6244.JPG

그릇에 담긴 계란을

펜에 부어 굽지만

뒤집는 일도 힘들어 했다.

양 손이 자유로운 대상에게는

팬의 손잡이를 잡도록 하지만

한 손이 불편할 경우는

잡아 주어야 한다


팬의 가장자리에 손이 스치지 않도록

올려도 주어야 하고

뒤집을 때도

깊숙이 뒤집개를 넣을 수 있도록

받침대 역할도 해주어야 한다.


어찌나 기뻐하시던지


많은 인원이지만

두번씩 해 보았다.


처음의 떨림과 불안은

두번의 경험에서 오는 안정감과 자신감

그리고

행복해 하는 모습에서

참 잘했구나

생각했다.


SAM_6404.JPG


그렇게 왁자하게 시끌하게

계란후라이가 만들어졌다.

SAM_6331.JPG






유행가 가사처럼

공연이 끝나고 난 후,


난,

온몸이 땀으로 축축했다

물도 넘어가지 않는다.

사지에 힘이 풀렸다.

기가 쏙하고 빠진 느낌이다.


긴장했다

아주많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요리치료로

즐겁고 행복하게

많은 경험을 함께 하려고

노력중.




간소한 재료로

간단한 방법으로

간결하고 설명하는

한국요리치료연구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과일 주스 만드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