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아프다 5

무릎을 내려 놓는다

봄이 아프다 5


살아온 쉰 다섯해 중에서

오로지 열정 하나만으로

앞 만보고 달려온 십년.

화사한 봄인가 싶더니

뜨거운 길 가운데에 서 있었고

충실한 열매가 달렸나보니

빈 껍데기만 열려 있었다.


매서운 바람과

허허로운 자리에서

이제 그만하면 됐다 싶다.

살아온 쉰 다섯해에서

십년이란 시간 앞에

무릅을 내려 놓는다.


들려오는 봄소식에

나는

봄이 아프다.


봄이 아프다 5 / 권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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