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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May 28. 2018

1. 나는 자폐성향을 보이는 아들을 두었다.

자폐가 뭐지?

1. 나는 자폐성향을 보이는 아들을 두었다.

   

 "선생님, 이렇게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먼 길 오느라 고생 많으셨어예.”


 요리치료로 활동을 하면서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게 된다.

나를 처음 만나는 분은 ‘요리사’라고 부른다. 하긴 무엇을 하든 요리는 

빠지지 않는 품목이 되었으니 그렇게 불릴 수도 있겠다 싶다.


여러 분야의 사람들로부터 ‘요리사, 선생님, 소장님, 치료사님 등으로 불리고 있지만 

예전의 나는 극히 평범한 아줌마였다. 지극히 평범해지고 싶었고 평범하기를 원했지만

평범하게 내버려두지 않았던 현실과 환경이 있었다.



 "우리 애는 엄청 순해. 먹고 자고 먹고 자고..... .”

 아이는 돌잔치 때 사용 된 주스병, 소주병, 맥주병을 가져다가 화장대 위에 모아다가 일렬로 세워놓았다.

 

‘이 녀석이 천잰가 봐... 똑 같은 것 끼리 모아 났네.’

아이는 병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상표별로 정확하게 분류하여 일렬로 정확하게 세워 놓았다.

또한 아침마다 배달되는 조간신문을 그 작은 녀석이 뭘 안다고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가만히 옆에서 지켜보니, 아이가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삼성, 대우, 금성 등의 대기업의 마크였다.

아이는 쿤 별견이라고 한 것처럼 신문 속의 작은 상표에 몰입되어 온 마음과 정신을 빼앗기고 있었다. 


 이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조용하였고 불러도 반응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귀에 이상이 있나 싶어서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았다. 아무 이상이 없었다. 주방에서 놀다가 싱크대 문짝에 팔이 끼었는데도 울지도 않았고 엄마를 부르지도 않았다. 자극에 대한 반응도 없거나 늦게 나타났다.


아이들은 불안한 상황이거나 상처를 입으면 울거나, 울면서 엄마 품에 안겨야 하지 않는가? 아이는 어른의 품에 안기지도 않는다. 눈을 피하고 마주보고 쳐다보지도 않는다. 엄마에게 매달리지도 않는다. 무엇을 요구하거나 해달라는 칭얼거리지도 않는다.     


“00가 좀 이상한 것 같지 않아요. 잘 어울려 놀지 않고. 혼자서 놀고 말도 안하고 멍하게 있을 때도 있고....”

 이대로 아이를 마냥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왜 그런지 어떤 병인지를 알아야 했다. 병이라면 치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울대 소아정신과에 데리고 갔다. 진료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내 눈에는 너무나 익숙한 광경이 눈에 들어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진료실 앞에 있는 조기교육실의 아이들이 하나같이 큰애와 비슷하게 행동했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아이에게 큰 문제가 생겼구나 싶었다. 


 병원 진료는 예약 일을 기다리는 한 달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 한 달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이에 대한 육아일기를 적었다.

 “이 일기를 보면.......... 아이는 자폐 성향을 보입니다. 그나마 일찍 오신 게 참 다행입니다. 검사를 한 번 받아 보시고. 좀 더 지켜보도록 합시다. 그렇지만 조기교육은 일찍 받는 게 좋을 듯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서울을 오가며 검사를 받았다. 아이가 너무 어린 탓(25개월)에 제대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있었다. 6개월의 시간이 지났고 더 이상 검사와 진료는 필요하지 않으니 조기교육에만 전념하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진료와 면담이 끝나고 의사선생님은 돌아서는 나를 불렀다.


“보호자분~ 만약, 이 아이가 만 5세 전에 문장이 되는 말 그러니까 엄마 밥 주세요, 엄마 배 아파요 이런 말을 하게 되면 희망적입니다. 그러니 열심히 조기교육부터 하세요.”


 아버지의 직업이 뭐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시냐? 뭐 하시냐? 고 물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조기교육은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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