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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Sep 08. 2016

엄마, 밥 주세요

- 문장이 되는 말을 하면 희망입니다

마지막 상담을 하고

돌아서는 나를 


의사선생님은 불러 세웠다.


아버지의 직업이 뭐냐?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냐? 


  

만 5세 전에 

문장이 되는 말,


 "엄마 밥 주세요."

"엄마 배 아파요." 

이렇게

문장이 되는

말을 하게 되면 

희망적입니다. 


그러니 

열심히 

교육 시키세요.  


아버지의 직업

조부모의 재력에

대한 물음은


조기교육을 하는 데 

엄청난 비용 때문이었다.   

(그 당시..)


창원으로 돌아온 난 오만했다. 

내 아이 만큼은 

'시간이 지나면 말 할 수 있겠지' 

희망의 끈을 잡고 있었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세상에 무서울 것도

두려울 것도 없었다. 



그런데 

생각만큼

아이도 

세상도

만만하지 않다.


아침에 눈 뜨면서 

늦은 밤

눈 감을 때까지 

똑같은 말을 수 백번, 수 천번을 

반복에 반복을

말하기 교육을 했다.


그러나  

늘 제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아이 또래의 아이들은 

한 두 번 들은 말도 잘 기억해내서 

곧잘 지껄이곤 했다. 


보통의 아이들이 식은 죽 먹듯이 

나이가 차면 

저절로 다 습득하게 되는 

그 말을 하지 못했다.

(그 때는 누구나

때가 되면 하는 줄 알았지)


마침내, 

말을 못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하늘이 노랬다. 

하늘이 노랗다.

 

처음으로

절망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게 

고통임을 ...






1990년생 아들의 자폐성장일기 중에서 

201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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