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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Sep 08. 2016

참 모를 일입니다.

-비 오시는 날에는 얼갈이 김치 담아요

느즈막하게 출근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하늘이 심상치 않음을 

알았지만 , 설마 했지요.


집을 나서자마자 

하늘이 

저 ~하늘이 

맘이 변했습니다.



우르르

콩콩

쫙!


누군가가 

내 뒤에서 

양동이로 

물을 퍼 붓는 

느낌..


부랴부랴 피신한 곳이

마트였습니다.

비를 피하겠다고 들어간 

마트에서 

저절로 손이 간 

얼갈이 배추 


왜 샀는지 

참 모를일입니다.



비를 흠뻑 맞으며 

다시

집으로 들어 왔습니다.


저도 하늘처럼

마음이 변해서

무단결근을 했어요.


의기양양

(비 맞은 생쥐꼴이지만)

배추가 든 비닐 봉지를

우아하게 (?) 들고

돌아와

다듬어 소금에 

절여 놓고는 


찹쌀 풀 쑤기가 

구찬아졌습니다 

그래서 밥을

삶았습니다.

삶은 밥, 빨간 고추, 양파, 배를 

믹서에 갈고 

매실액, 생강액, 마늘

그리고

젓갈, 고추가루를 넣고

소금에 절여 둔 

배추를 씻어서 물기를 빼고


파릇파릇 

싱싱한

배추에 양념을 넣고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겉절이 처럼

김치를 만들었습니다.

다가오는

추석을 맞이하려면

배추 김치가

제격이지만,


너무 비싸서 

쬐금 저렴한 

얼갈이로

만들었습니다.


비오시는 날 

출근하다 만든

얼갈이김치와 

겉잎을 떼서 

끓인 국으로 

저녁반찬은 

해결되었습니다.




2016.09.08. 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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