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가슴이 답답했다.
앉아 있기도 누워 있기도 그래서
무작정 걸었다. 걷다가 막히면 돌아서고
어딘지 몰라 정신을 차려야 될 때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
올려다 본 하늘이 내맘 같다 까만게.
걷다가 영영 길을 잃어버릴 것 같았다.
느려진 걸음에 맞지 않게 빨라진 호흡은
서 있기에도 힘이 든다.
혹시 길을 잃거나, 나를 잃어 버리는 일이
생길까봐 문자를 넣었다. 향긋한 김이 오르는
커피 한잔에 상호가 찍힌 쿠폰.
늦은 밤 홀로 커피를 앞에 두고 생각정리를 한다.
'그런데 말이다 그런데 가슴이 아프다. 아프다가
아프다가 통증이 없는 무감각의 상태가
되어버릴까봐 겁나.'
늦은 밤 싸돌아댕기다가 커피집에 들어 갔다.
다시 오지 않을 곳이지만 혹,
길을 잃거나 나를 놓치는 것이 두려워
쿠폰을 받고 사진을 보냈다.
아직 차릴 정신이 있어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