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우리집 식구는 20명이 넘었다.
아버지의 사업으로 그나마 도시에 살아다는 것 때문에
공부와 진학을 핑계로,
또는 사돈의 팔촌까지 일과 직장을 핑계삼아
맘 좋은 우리 엄마께 다 맡기셨다.
하루하루가 고단했을 엄마.
엄마의 아침은 그야말로 전쟁이였다.
도시락을 10개씩이나 챙겨야 했고
아침 밥상이 3~4개가 차려져야 했던 기억.
가끔 엄마는 “내가 어떻게 그렇게 살았을까? 지금 그렇게 하라면
못했을끼다. 아니 안 한다 했을끼다. 밥술이나 먹고 산다고,
니 아부지가 사업이나 한다고 하니 전부 너도나도 다 밥이나 먹여달라
공부나 시켜 달라고 맡기니 너그 아부지 맘도 좋은기라 허허,,네네
걱정하지 마쇼 그러고 일은 다 내가 하고 .......”
팔순이 넘으신 엄마는 가끔 보는 딸을 붙잡고 추억을 노래하신다.
“엄마 내 도시락.... 내꺼 어딧는데 ?”
“우짜고 니꺼 없는데..........”
“그람 난 점심 굶나?”
앙칼진 목소리로 엄마에게 성질을 부렸다.
엄마는 서툴러 쿡쿡 눌러 비닐봉지를 건네 주었다.
“실타...... 이거”
“삼촌이랑 언니 오빠들 도시락 다 주니 남은 도시락 통이 없다.
이거 가지고 가라”
싫다,
가지고 가라는 실랑이 속에 서러운 눈물은 분명 아니였을 텐데...
울었던 기억이 난다.
억지로 넣어준 비닐봉지에는 주먹밥이 들어 있었다.
그 주먹밥 속에는 손님상에
올리는 귀한 장조림이 소복이 들어 있었던 기억,
아마도 어머니는
도시락을 싸주지 못한 미안함에 귀한 반찬을 넣어 주셨으리라 ............
지금 그 비닐봉지 주먹밥은 유아동에게는 대소근육 발달과 집중력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에게는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시키고,
어르신에게는 추억을 나누는 소중한 자료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한다.
내 어머니에 대한 소중한 추억들이 귀한 자료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