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7월호 원고가 얼음 동동 수박화채이다.
특수학급에서 활동 한 사진을 찾다가
화채를 직접 만들어 보면서 “얼음 동동~~ 수박화채”
내가 지어도 참 예쁘게 지었네.. 라고
생각하다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많은 식구들이 다 먹을 수 있도록 물과 설탕을 듬뿍 넣은 수박화채가 생각났다.
새끼줄에 매달려 온 사각 얼음을 커다란 다라이 안에 넣고는 바늘을 대고
칼 등으로 콩콩 두드리면 얼음이 쩍~ 하고 갈라진다
그 위를 찌르고 두드리기를
반복하면 얼음이 잘게 쩍쩍 나누어지는 것이 어린 내 눈에는 참으로 신기했었다.
잽싸게 손이라도 집어넣어 뾰족하게 잘린 얼음을 얼렁 입으로 쏙 집어넣어 보지만
뾰족한 게 입 안을 마구마구 찌르는 아픔이 있다.
지금이야 별의 별 모양대로 예쁘게 얼음을 얼리지만 어디 40여 년 전에는
새끼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오는 얼음도 귀하고 비싼 시절 이였으리라.
드뎌 달달 한 설탕물에 얼음 동동 ~ 우물에 띄워 둔 수박을 쩍 하고
잘라서 이리 자르고 저리 자르고 껍질이 하얀 속살까지 팍팍 긁어서
설탕물에 투하. 커다란 국자로 이리 젓고 저리 젓고 휘휘 둘러 간을 보시는
엄마 입을 따라 다녔던 내 두 눈.
이제 배급을 받을 시간 .
캬악 ~~~~~~~~~~난 20 여명이 넘는 식구 중에 꼴찌.
국자에 수박과 얼음이 건져 질 때마다 나의 마음은 녹아 내리고 ...
드뎌 내가 받은 그릇에는 다 녹아서 구슬만한 얼음과 긁어 넣은 하얀 수박.
또 울음보가 터질라치면 “ 아나 여깃다 마이 무거라 ” 고 건네주는 얼음도 커지도
않았던 기억과 그 많은 식구들을 시원하게 챙기시느라 엄마는
시원한 설탕물도 한 모금 못 드셨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언제나 엄마는 안 먹어도 배부른 사람, 먹고 싶은 게 없는 사람,
밥하고 맛보면서 배부르게 먹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여든이 넘으신 어머니는 젊었을 때는 온갖 것이 다 먹고 싶더니
이제는 입맛도 변했는지 맛난게 없다고 하신다.
수박이 계절을 잊어버리고 항상 우리 곁에 있고 얼음은 온갖 모양과 색깔로
직접 만드는 세상이 되었다.
새끼줄에 대롱거리면서 매달려 온 얼음이 설탕물과 어울리던 시절,
많은 식구들이 먹기 위해서 양을 늘리던 시절, 지금은
건강을 생각하느라 오미자 물을 우려내고 엑기스를 만들고 먹거리로
건강을 챙기자는 올바른 식습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