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보카도 명란비빕밥,
​큰 맘 먹고 만들다







태어난 내손으로 아보카도를 두번째 사 보았다.

싱크대 위에 올려 놓고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

잘 익혔다.


오늘은 큰 맘을 멈고

새싹채소에

현미밥을 올리고

아보카도를 얇게 채썰어

명란 알을 소복히 올렸다.


화려한 색상

현미밥보다 흰쌀밥이 더 어울렸을 것 같았다.

들기름을 한 숟가락 두르고

아보카도가 으깨어 지도록

쓱삭 비벼서 먹어보니


그 옛날 빠다에 밥 비벼 먹는 듯한 오묘한

식감과 향 .

명란젓의 짠 맛은 새싹채소가 잡아 주고

아보카도와 들기름의 조합은

이제껏 느껴 보지 못한 맛 이었다.


집에 있으니 이런 일도 한다.

눈비비며 도망치듯 연구소로 나가면

까만 달밤에 지친 발걸음으로 돌아와

드러 눕는 일부터 했었는데..

내 식구의 밥을 챙기고

아니 나의 건강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

참 낯설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아보카도 명란비빕밥

두 그릇을 앞에 두고

오만가지 생각에 젖는다.


이제 건강을 생각할 정도로 살만하십니까?

이제 나와 가족을 먼저 생각하십니까?


살았고, 살고, 살아갈 일에 감사함에

머리를 숙이며, 큰 맘먹고 만든 영양담은

건강비비밥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찐감자, 포실포실하다 ​리틀 포레스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