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일단, 다시 시작 /essay瑛琡
가던 길 멈추고
앞을 바라 보았다.
막막하다.
알 수 없는 그 길 가운데
서 있는 그림자가
끝도 없이
길다.
가던 길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후회한다.
걸어 온 오랜 날이
꼬리가 되어 이어지는
흔적으로 남아
동행하기를
원한다.
온 길을 보니 후회하고
갈 길을 보니 막막해지고
가시밭길이 꽃길이 되지 않겠지만
선택 한 길에
비와 바람과 천둥과
때론 벼락이 칠지라도
비와 눈보라 속에도 꽃은 피고
바람으로 향기를 날리듯
시작이 아름다웠으니
마지막은 기억에 남겨질 것을 믿나니.
일단 다시 시작이다.
그러나
시작은 알고 끝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