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May 12. 2016

ADHD아동과 함께 하는 요리치료

엄마도 놀라는 ADHD아동과 함께 하는 요리치료

     


 “어떡해요~  의사 선생님이 ADHD라고 약을 먹이라고 합니다. 

엄마인 제가 볼 때는...   다른 얘들보다 조금 더  활발하고.....

활발하다 보니 ...  다른 사람이 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산만하다. 집중하지 않는다.“ 라는 소리를 자주 들어요. 


“지금은 이러다가도 크면... 괜찮아 질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엄청 집중력을 발휘하거던요. 그런데 

병원에서 약을 먹이라고 하니 

먹이는 것도 안 먹이는 것도 다 불안합니다 그래서 

 ...........정말 정말 잘 모르겠어요.”    


이 어머니의 아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문제행동을 

지적 받고 병원을 찾게 되었는데 주의산만, 집중력 떨어짐 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음악을 전공한 어머니는 지방의 연주단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아이의 남다른 재능이 있는 것 같아 바이올린을 일찍 가르쳤다고 했다.    


 “혹시 아드님이 바이올린을 좋아하나요?”     


 “조기교육으로 바이올린을 배우게 했는데,.......... , 


썩 좋아하는 건 같지 않아요. 억지로 시켜서  그냥.....그냥.... 하는 것  같아요.”   

 

 “네에~.  ADHD 성향이 있는 자녀를 이대로 둬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약을 먹이라 먹이지 마라는 제가 판단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    


“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억지로 바이올린을 시키지 마시고 좋아서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집중력과 주의력이 생기고 산만한 행동이 서서히 눈에 띄지 않으리라 봅니다.”  

  

ADHD가 어떤 정신과적 장애인지를 짚어보자. ADHD는 7세 이전에 나타나며 지속적인 주의력 결핍, 산만, 과잉행동, 충동성을 보인다. 부모의 말과 선생님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교 과제, 집안 일 등을 끝까지 마무리 하지 못한다. 무슨 일이든 도중에 깜빡 잊어버리거나 에너지가 넘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큰소리를 낸다.     


 ADHD 아동은 학교생활을 잘 적응하지 못한다. 순서를 기다리는 일이 힘들고 수업 시간에 관련 없는 돌발 질문을 던진다. 또한 남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을 해 다툼이 생기게 되거나 왕따를 당할 뿐 만 아니라,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과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다른 아이에 비해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자존감도 낮아지는 문제점을 보인다.    


 그렇다고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심리학자 호노스 웹에 의하면. 

 “ADHD로 진단 받는 아이의 대부분은 창의성, 직관력, 감수성, 높은 에너지 수준을 가지고 있다.” 라고 말한다.    


ADHD, 그 자체로 질병이라고 보기보다는 학교 시스템과 잘 맞지 않아 생기는 불협화음의 결과 볼 수 있지 않을까? 다만 학교생활에서 장애를 겪고 있을 뿐이므로 비정상아로 낙인찍고 약을 먹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지금의 교육 제도와 맞지 않고 고통스러워하는데 거기다가 약을 먹이는 건 좀 더 신중히 생각해 봐야한다.    

 





 엄마도 놀라는 ADHD아동과 함께 하는 요리치료

    

 ADHD성향을 지닌 대상자와 요리치료를 하는 날에는 이 친구들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가 남다르다. 여느 다른 아이들과 달리 시끌시끌 소란스럽다는 것이다. 교실 밖에서 어머니들이 요리치료 수업을 참관하고 있는 날에는 어머니들의 걱정스러운 한숨이 들려 온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있건 없건 보는 척 마는 척, 책상 위에서 날라 다니고(?), 교실 뒤에서는 공차기, 뜀박질, 맴돌기를 하는 둥 정신없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개성있는 아이들을 잠시나마 제자리에 앉게 하는 일,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관심있는 부분을 자극하여 집중을 시키는 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애들아 선생님 손에 든 게 뭔지 알겠니?”    


한 남자아이가 뛰어다니다가 힐끗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가 아이의 행동이 딱 멈추었다.    


 “팝콘이네.”  

  

 아이는 제자리에 선채로 말했다.    

 

 “그래, 팝콘. 우리가 직접 팝콘을 만들어 보자. 팝콘 만드는 방법 알아?.”    


 팝콘을 직접 만들어 보자라는 말이 떨어지자 한명씩 자리를 찾아 착석했으며 교실 안이 조용해졌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방심 -재미없다. 흥미가 떨어진다. 호기심이 충족되었다- 하는 순간 용수철처럼 튕겨 나올 것 같은 아이들의 눈빛을 바라보니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나는 한 아이 한 아이의 시선을 골고루 마주하면서 말했다.   

 

 “이게 뭐지...이것은 뭘까요?”


 “옥 · 수 · 수.. 옥수수”    


 “오~~ 옥수수 맞아요. 이것은 옥수수 알갱이를 하나하나 떼서 말린 것이에요. 이 옥수수 알갱이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고소한 팝콘이 되는지 궁금하지요?  이 작고 작은 옥수수 알갱이로 팝콘을 만들어 봐요.”   

 

 아이들은 딱딱한 옥수수를 만져보고, 튕겨보고, 깨물어 보았다. 어떤 아이들은 몇 알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주먹으로 쿵쿵 두드렸다. 삶은 옥수수만 먹어 봤다는 아이, 말린 옥수수 알갱이를 처음 본다는 아이. 역시 아이들의 호기심은 대단했다.  

   

 아이들이 그릇에 옥수수 알맹이를 넣었다. 그러자 ‘따르르’ 알갱이들이 스텐리스 그릇에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아이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여기저기서 몸짓과 함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끄러워요.”    


 “옥수수 알갱이들이 떠들어요.”    


아이들만의 방식으로 행동과 언어로 감정을 표현했다.     


냄비에 식용유를 넣고 옥수수 알갱이를 넣은 후 튀기기 시작했다. 유리 뚜껑 위로 스무개의 눈동자들이 모였다.         

 “왜 김이 나요?”    


 “까맣게 타면 어떻게 해요?”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잠깐의 시간이 흐르자, 냄비에서 ‘뿅뿅뿅’하는 소리가 터지자 신기한 듯 옹기종기 모여서 지켜보았다.     


 “왜 소리가 나요?”    


 “어떤 소리가 나지? 따라해 볼까?”    


들리는 소리를 따라 해보라고 하자,    

 

 “뿅 · 뿅 · 뿅. 뿅뿅뿅-”  

  

유리 뚜껑을 밀치고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선생님 ~~ 냄비 뚜껑이 저절로 열려요.”    


 “그래, 이제 팝콘이 되는거야. 옥수수 알갱이가 열에 의해 터지면서 부풀어 오르니까 냄비가 비좁데네. 뚜껑을 밀고 나오려고 하네.”    


옥수수 알갱이가 튀겨지는 것으로 아이들의 고개가 저절로 끄덕이게 했으며, 침착함과 인내심을 발휘하게 하면서 냄비 주위에 모여서 가만히 지켜보게 만들었다.    

 

집중력 100%, 소란스럽게 하거나 헛된 말을 하거나 딴청을 부리지도 않았다. 옥수수 알갱이가 고소한 팝콘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직접 관찰했다.      


 팝콘이 완성되었다. 커다란 볼에 가득 담아 둘러 않았다.   

   

“자! 먹기 시작~~~” 너도나도 팝콘을 한 입씩 밀어 넣었다. 팝콘 만들기를 하는 동안 ADHD 아동들은 예상 밖으로 인내심과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교실 밖에서 조바심을 내며 지켜보던 어머니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상에, 우리 아이가 조용하게 무슨 일을 끝까지 하는 걸 처음 봅니다. 요리에 이렇게 흥미 있어 하는 줄 몰랐네요. 요리치료를 꾸준하게 하면 아이가 크게 달라질 거라 생각이 들어요. 정말 훌륭해요. 감사합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해 온 경험으로는 ADHD아동을 무조건 하지마라, 안 된다, 위험하다 라고 행동을 제약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보일 수 있다. 아동이 흥미 있어 하는 분야를 짧은 시간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온 가족이 노력하고 칭찬과 격려를 해 준다면 아동이 변화를 지켜 볼 수 있을 것이다.   


   

▶ADHD아동과 요리치료를 할 때는 이렇게 하세요.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말기.

비구조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기. 

함께 웃고 떠들면서 호기심을 더 자극한다 그러나 

간섭과 잔소리는 금물이다.  



            

성취감UP 깻잎김치   

  

∎치료목표 : ADHD 의 성취감 맛보기 

            - 끝까지 해낼 수 있어요.   

 

∎준비재료

⤬식재료 

깻잎 30장, 양파 ½개, 당근 ½개, 

양념장-고춧가루 2T, 멸치액젓 3T, 간장 2T, 다진마늘 1T, 설탕 1T, 물 3T, 깨 1T

⤬조리도구 

볼, 납작하고넓은 접시, 숟가락, 도마, 칼    


∎활동대상 : 초등부 고학년 이상


∎활동순서

1. 깻잎 씻기 

2. 물기 제거하기 

3. 양념장 만들기 

4. 양파 채 썰기 

5. 당근 채썰기 

6. 양념장에 양파, 당근, 깨 섞기

7. 깻잎에 양념장 바르기 

 ①넓은 접시 준비

 ②깻잎 1~2장 올리기

 ③양념장 올리기 

 ④숟가락으로 골고루 바르기 

 ➄깻잎 올리기 

 ➅양념장 바르기      


  


 이 논문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ADHD 성향 아동과 일반아동의 창의적 특성 비교 연구: 초등학교 고학년을 중심으로
조나리(Jo Na-ri), 하주현(Hah Ju-hyun) 저 : 한국창의력교육학회
창의력교육연구 제10권 제2호/ 2010 /    
‘ADHD 성향 아동이 일반아동에 비해 새로운 것에 부딪히려는 도전정신이 더 강하지만 한가지에 꾸준히 집중하거나 어떠한 일을 참고 견뎌내는데 어려움을 보임을 알 수 있다.’  

고 하였다.  



          

∎요리치료 효과 

1. 끝까지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해 냈다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으며 

2. 결과물(깻잎김치)로 부모 또는 선생님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해 주고 격려 해주는 것이 어른의 몫이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일 뿐, 안한다는 것은 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시도를 했을 때 제지를 당하거나 걱정을 듣는 것 때문일 수도 있다. 자유로움을 주었으면 지켜 봐 주기........ 잊지 말자.   


     

20160512 권 명 숙 

작가의 이전글 요리치료, 두려움 그리고 설레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