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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Aug 19. 2019

우리 아이들 좀 낑가 주세요

어머니 밥할 때 우리 아이들 좀 낑가주세요.





 

요리를 만드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이쁜 생각을 하게 되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딸아이가 친구들과 사이좋게 오순도순 만들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많이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것 같아 저도 행복한 시간이고 또 기다립니다 우리는.





엄마들의 생각은 이러했다.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혼자 남을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손수 먹을거리를 만드는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장애임을

알고 학령기까지는 언어와 인지, 학습, 사회성과 관련된 교육과 치료지원에

온 힘을 기울인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가장 기본적인 것만을 하게 되는 시기가 온다.

엄마도 지치고 아이도 지치고.



학령기가 끝나고

성인으로 살아 내야 할 시기가 오면

어머니는 그 때부터 또 조급해지기 시작한다.

혼자서 입고 먹는 것을 해결 해 낼 수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마주하게 된다.



유아동기에는 어리고 안쓰러운 마음에 무한한

사랑을 안겨주었고, 청소년기에는 할 수 없을 거라는 막연한 포기심정으로

시도도 해 보지 않았던 일들이 많음을 알게 된다. 이 아이가 살아내는데

필요한 일상생활을 익히고 적응해 나가는 다양한 상황을

대처하고 풀어 나가는 방법을 알려 주어야 한다는 것을

늦게 깨닫게 된다.


깨닫게 되는 그 시기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어머니 즉, 주양육자는 지쳐 있다. 지치기도 했지만 나이도 들어

예전의 몸과 마음이 아님을 알게 된다. 아이는 엄마보다

더 몸집이 커졌고  힘도 세졌다.

아이의 행동은 어머니의 마음과 다르게 엇박자가 나기도 한다.





우리 애들이랑 요리해요?

미술치료 음악치료처럼 요리로 한다고요 처음 들어 보는데,

우리 애들이 앉아서 받아먹기만 하는 애들이라 뭘 하겠어요.




어머니는 자녀가 아무것도 해 낼 수 있는게 없다고

하셨다. 칼을 사용하고 불이 있어야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생각과

처음부터 마무리가지, 그러니까

무엇을 만들지 생각을 하고 그 무엇에 따라

식재료를 구입하고 다듬고 씻어 칼과 불을 활용하여

어머니가 하듯이 우리 아이들도 완벽하게

만들어 내는 것까지를 생각했으니

당연히 할 수없는 일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일반인도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처음부터

모든 일을 잘 해 낼 수 없어 하나의 영역을 익히고 다듬은 후

다른 영역으로 넘어 가는데 우리 아이들은

더더욱 많은 시간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가장 쉬운 컵라면에 물 붓는 것 하나만으로도

정수기에 뜨거운 물을 화상을 당하지 않고 받는 연습을 해야 할 판이다.





시키는 것보다 제가 하는 게 더 나아요.

보는 내내 답답하기도 하고

...........

어지러 놓으면 치우기가 더 난감해요.

그래서 아예 시틸 생각도 안하죠 그런데 요즈음은

어쩌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그런대도 막상 같이 하려고 하면

속에서 화가 막 ..... 그래서 선생님들이 가르쳐 주시면 ...




맞다. 자녀를 가르치는 일은 엄청 힘들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말이다.

그러나 선생님이 해 주는 일과 가정에서 해야 되는 일이 있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요리치료는  

요리를 전공하거나 전업 주부에게 관심이 높은 분야이다. 이들은

짧은 교육을 이수하고 장애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한 실력으로

현장에 뛰어 드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직 이 분야가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요리치료를 필요로 하는 기관과 센터에서도 요리가 더 강하게 다가온다.



장애인 요리활동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모여서 즐겁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요리를 하거나 요리사가 만들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대상자만 바뀔 뿐이라는 말과 통하는 의미이다.


그러나 발달장애인 요리활동을 온 몸으로 경험한 요리치료사는

 ‘요리는 쉬운데 장애인은 어렵다’라는 말을 한다.

나는 이 말을 이해한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발달장애인 요리활동은

진짜 어려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것은 나의 과제이기도 하지만 이 길을 가고자 하는 선생님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머니, 밥 할 때 우리 아이들 좀 낑가주세요.

좀 어지러지면 어때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 내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는  

환경이자, 접근성 완벽, 친근감 백프로, 거부감 제로인  현장이 바로 주방인데

이제 자녀와 함께 주방에서 실생활 훈련을  해 보세요.

단, 마음 깊숙히 다 내려 놓으시고요.





  나는 발달장애인이 요리활동을 통해

가장 기본적인 생활훈련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경험하고,

해야 할 일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요리활동은 발달장애인에게 요리를 하고 싶다는 호기심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 

교육과 치료적 관점에서 요리활동의 ‘가치로움’을 경험했다. 



20190819권명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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